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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14년 만의 3개월 연속 무역적자, 흔들리는 수출한국

2월 들어 20일까지 무역수지가 16억79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로써 올해 누적 무역수지 적자는 65억달러를 넘어섰다. 하루평균 1억3000만달러의 적자가 쌓이고 있는 셈이다. 세계 10대 무역강국이라는 대한민국의 위상이 무색할 정도다. 국제유가 급등 등으로 수입이 늘면서 지난해 12월 무역수지가 20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선 뒤 1월에 이어 2월에도 적자가 확정된다면 2008년 6~9월 4개월 연속 적자 이후 14년 만에 3개월 연속 적자 사태를 맞게 된다.

무역수지 적자는 수출로 번 돈보다 수입이 많다는 것이다.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코로나19 취약계층 지원 확대, 대선 국면의 선심성 퍼주기 등으로 만성적인 재정 적자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 올해 한국 경제가 재정 적자와 무역수지 적자라는 ‘쌍둥이 적자’의 늪에 빠져 헤어나올 수 없을 정도의 탈진 상태로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무역수지 적자 행진이 상반기 내내 이어질 수 있다는 데에 있다. 유가 쇼크, 우크라이나 전쟁 공포, 글로벌 물류대란의 삼각 파도에 휩쓸린 수출한국의 항로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원자재 가격 상승세는 최근 들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과 같은 지정학적 요인까지 겹치면서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현재 배럴당 90달러대로 치솟은 국제유가가 앞으로 100달러를 돌파하면 메가톤급 충격을 받게 된다. 골드만삭스는 배럴당 125달러, JP모건은 150달러까지 유가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할 정도다. 여기에 계속되는 글로벌 물류난도 수출 확대를 저해하는 요인이다. 우리나라에서 북미까지 물류비는 지난해 컨테이너 하나당 5000달러 수준에서 올해는 1만6000~1만8000달러로 급등했다.

무역수지 적자는 가계와 기업에 연쇄적 충격으로 이어져 우리 경제의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무역수지 적자가 고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것인 만큼 올해 연간 물가 상승폭이 정부 전망치(2.2%)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 물가 상승은 금리 인상 흐름과 맞물려 소비를 억누르게 된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에 고유가 직격탄까지 맞은 기업들의 실적 악화도 불가피하다. 가계와 기업이 동반 침체에 빠지면 정부가 내놓은 올해 3.1%의 경제성장률 목표치 달성도 난망해진다.

수년간 재정 적자가 지속됐음에도 우리 경제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교역에서 벌어들인 외화 덕분이다. 정부는 무역적자가 울리는 경고음을 흘려듣지 말고 기업 애로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선제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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