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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정책·비전은 모호하고 감정싸움만 돋보인 ‘경제 토론’

‘경제’를 주제로 한 20대 대선 법정 TV토론이 21일 열렸다. 여야 후보 4명이 맞붙은 이날 토론은 민생과 직결된 주제인 데다 차기 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어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대선을 겨냥한 돈 뿌리기 경쟁만 난무할 뿐 나라경제를 어떻게 운용하고, 곳간을 채울지에 대한 토론은 거의 없었다. 게다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주제에서 벗어난 감정싸움에 치중해 실망감을 더했다.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지원만 해도 그렇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코로나 사태의 최대 피해자인 이들을 지원해야 한다는 데에는 모두가 한 목소리를 냈다.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다. 재정 여력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문제는 재원이다.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후보들이라면 그 돈을 ‘어떻게 나눠줄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에 토론의 초점을 모아야 한다. 그런데 이에 대한 고민의 흔적은 사실상 전무했다. 이 후보는 추가 국채 발행을, 윤 후보는 재정건전성 확보 등을 통해 재원을 충당하겠다는 정도의 입장표명에 그쳤다. 각 후보가 제시한 보상금만 줘도 수십조원의 막대한 돈이 필요하다. 이 후보가 언급한 신용사면까지 더하면 그 규모는 수백조원으로 늘어난다. 막연한 생각이 아닌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을 내놓았어야 했다.

차기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과 관련한 설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던 것도 유감이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불공정 완화와 디지털 데이터 경제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한 설명과 질의응답은 제대로 이어지지 못했다. 시간적 제약 탓이 크다지만 아쉬움 역시 클 수밖에 없다. 정작 국민이 알고 싶은 것은 이런 것들이다. 토론 진행 방식의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더 실망스러운 것은 자신의 경제 비전을 소개하기에도 빠듯한 시간에 상대 후보 흠집 내기에 급급하는 모습이다.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이날도 어김없이 대장동과 법인카드 유용, 주가 조작 등의 의혹 설전으로 금쪽같은 시간을 허비했다. 경제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내용들이다.

지금 우리 경제는 그야말로 백척간두에 서 있다. 유가 급등에 따른 고물가, 치솟는 환율, 국가 부채 급증 등 온통 먹구름 일색이다. 국가지도자는 이러한 위기를 헤쳐나갈 비전과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하나하나 그 방안을 제시하고, 국민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 이제 남은 시간은 불과 보름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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