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밀·옥수수 최대 수출국’ 우크라 사태에 곡물·에너지 가격 비상…서민물가 고공행진 불가피
[우크라 침공 명령]
우리나라 곡물 수입액 최근 3개월 연속 8억달러 돌파…22년만에 처음
러시아 석유·가스 대규모 중단시 국제유가 배럴당 150달러 급등 가능성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가 급기야 전쟁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국제 곡물 및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우리나라 서민물가에도 파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최대 곡물 수출국으로 국제 곡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향후 러시아산 석유·가스의 대규모 공급중단이 발생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급등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가뜩이나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는 우리경제에 큰 주름살을 낼 것으로 우려된다. 최근 우리나라 소비자물가는 넉 달 연속 3%대 상승률을 보이면서 2010년 9월부터 2012년 2월까지 18개월 연속 3%대 이상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10년여만에 최장 기간 3%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22일 관세청의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곡물 수입 금액은 지난해 11월(8억494만달러)부터 12월(8억9567만달러), 올해 1월(8억3865만달러)까지 3개월 연속 8억달러를 넘었다. 특히 지난해 12월 곡물수입액은 월 기준 사상 최고치다. 곡물가격이 그만큼 올랐기 때문이다.

곡물 수입액이 3개월 연속 8억 달러를 넘어선 건 관세청이 해당 통계를 데이터베이스(DB)화하기 시작한 2000년 1월 이래 22년만에 처음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곡물 수입 금액이 월 기준 8억 달러를 돌파한 건 총 7차례였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 연속을 제외한 나머지 4회는 2008년 12월(8억2441만 달러), 2013년 1월(8억2764만 달러), 2013년 12월(8억2447만 달러), 2021년 7월(8억1907만 달러) 등이다.

곡물 가격 상승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높아진 인건비와 수확 차질, 공급난 심화, 원자잿값 급등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긴장사태가 곡물 가격 상승 흐름에 기름을 붓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 나라는 세계 최대 곡물 수출국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전 세계 밀 수출의 3분의 1, 옥수수 수출의 5분의 1을 책임진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옥수수 수출 비중은 전 세계의 13.3%에 달한다.

우크라이나 지역에 전운이 드리우자 국제 밀 선물가격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2011년 ‘아랍의 봄’ 사태 이후 최고치인 135.7포인트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이 지역 곡물 수출의 주요 통로인 흑해 항만이 파괴되거나 운송에 차질이 생겨 곡물 가격 급등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해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했을 때에도 국제 밀 가격이 한 달 만에 75%가량 치솟은 바 있다.

국제 곡물가 상승은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농산물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사료 가격 상승 등으로 축산업계에 부담을 주는 등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정부도 비상이다. 권재한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긴장사태로 국제 곡물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에 관련 업체와 협회 등과 긴밀하게 대응하면서 국내 파급여파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도 상승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러시아가 세계 석유 수출의 약 11%를 차지하는 주요 원유 생산국인 만큼 유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유럽은 역내 천연가스 공급의 약 3분의 1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실제 우크라이나 사태가 본격화된 작년 4분기 유럽의 러시아산 파이프라인 천연가스(PNG) 도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25% 줄었으며, 올해 1분기에는 감소폭이 44%로 더 커졌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러시아의 대유럽 가스공급이 완전히 중단될 경우 전 세계 공급량의 약 30%에 해당하는 연간 1억1900만t(톤)의 가스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oskymo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