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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우크라에 軍진입 명령…러 자주포·탱크, 도네츠크 국경 근접
"공격가능 위치"
러시아 국방부가 21일(현지시간) 공개한 러시아군과 벨라루스군의 합동군사훈련의 모습. 벨라루스의 브레스트사격장에서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탱크가 기동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친(親)러시아 분리주의자가 세운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하고 이 지역에 평화유지군 투입을 명령하는 대통령령에 21일(현지시간) 서명한 가운데 러시아의 군사장비를 실어나르는 호송대가 도네츠크 국경과 인접한 러시아 로스토프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쪽으로 이동하는 게 목격됐다.

DPR·LPR에 대한 독립 승인은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 간 충돌이 잦은 돈바스에 러시아가 군병력을 파견하는 구실이 돼 서방과 전면전 가능성을 높인다는 우려가 많았는데 실제 그런 움직임이 현실화하는 것이다. AP는 “러시아가 소규모 접전도 우크라이나 공격의 빌미로 사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DPR 국경에서 18마일(약 28.9㎞)가량 떨어진 곳에서 진흙밭을 가로지르는 최소 20문의 그보즈디카·Msta-S 자주포, 포병 사격통제 시스템 등의 호송 장면을 취재팀이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WP는 아울러 몇 마일 더 떨어진 지역에서 탱크 운반 견인트럭을 목격했고, 연료·화물을 실은 트럭은 국경의 우스펜카검문소로 이어지는 고속도로를 따라 옆길에 주둔해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주민은 국경 근처 야전에서 이런 탱크 행렬은 전날까진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CNN은 미 고위 관리를 인용, 러시아군이 이른바 ‘평화유지’ 임무를 위해 이날 밤 혹은 이튿날 돈바스로 이동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의 유명 군사 전문블로거로 구성된 갈등정보팀(CIT)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군의 유사한 움직임이 우크라이나 인근 러시아 서부의 다른 지역에서도 파악됐다.

CIT는 텔레그램에 “탱크와 보병 전투차량이 철도로 운송되는 게 아니라 지형과 도로를 따라 이동하고 있다”며 “다른 지역으로부터의 병력 이동이 끝난 것으로 믿는다. 분명히 공격 가능 위치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 보수성향 매체 폭스뉴스는 ‘침공이 시작됐다’는 헤드라인으로 관련 기사를 다뤘다.

우크라이나의 한 군인이 21일(현지시간) 도네츠크 지역 최전선에 있는 참호에서 기관총을 들고 있다. [로이터]

상황이 심상치 않게 전개하자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자국 안보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즉시 소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쿨레바 장관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안보보장에 관한 ‘부다페스트 메모랜덤’(이하 메모랜덤) 6조에 따라 안보리 회원국은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실질 조치뿐만 아니라 긴장 완화를 목표로 한 긴급 조치에 대해 협의할 것을 요청했다.

메모랜덤은 1994년 12월 러시아·미국·영국이 서명한 것이다. 소련 해체 이후 우크라이나는 세계 3번째 규모의 핵무기를 보유하게 됐는데 주권·영토 보장의 대가로 이를 포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러시아 등 3국이 우크라이나에 보장한 내용 가운데엔 자위를 제외한 어떤 무기도 우크라이나에 사용하지 않을 거라는 약속도 있다.

쿨레바 장관이 언급한 6조엔 3국은 이런 약속과 관련한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협의할 것이라고 돼 있다고 WP는 설명했다. 그러나 서명국을 강제할 메커니즘이 메모랜덤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안보리가 다루는 의제를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는 순환 의장국이 이달엔 러시아다. 의장국은 15개국이 알파벳 순서에 따라 한 달 동안 돌아가면서 맡는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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