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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또 판매액’, 첫 5조 돌파…‘백화점 명품 매출’ 사상 최고
코로나19 팬데믹에 사행·보복 심리 확산

올 1월28일 노원구 한 로또 판매점에 시민들이 줄지어 서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 지난해 주요 백화점 명품 부문 실적은 큰 폭으로 뛰었고, 로또 판매액은 사상 최초로 5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에 지친 소비자들이 도박과 사치품 구매에 지갑을 활짝 열었다는 분석이다.

세계 최대 명품그룹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는 한국 등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세에 힘입어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미국 도박산업도 지난해 사상 최대인 530억 달러(약 63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장기간의 팬데믹 통제로 해외여행 등 여가활동을 하지 못하게 된 소비자들이 스트레스 해소와 '보복 소비' 차원에서 도박을 하고 사치품을 사는데 몰입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 신세계, 현대 등 주요 백화점 매출은 전년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고 연매출이 1조원을 넘는 점포가 속출했다.

특히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연매출이 2조5000억원을 넘어서면서 일본 이세탄 신주쿠점과 프랑스 갤러리 라파예트 등을 제치고 매출 세계 1위 백화점으로 등극했다.

백화점의 이런 호실적은 사치품이 견인했다.

루이뷔통, 샤넬, 에르메스 등 이른바 '3대 명품' 매장을 보유한 백화점들이 모두 1조 클럽에 가입했다.

'3대 명품'을 가장 많이 보유한 신세계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이 5173억원으로 전년 대비 484.6% 급증했다. 코로나 사태 발발 전인 2019년 영업이익(4678억 원)을 뛰어넘은 사상 최고치다.

백화점 사업부문 영업이익만 3622억 원이었는데, 명품 매출이 44.9% 늘어난 게 결정적이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명품 매출이 전체 백화점 매출을 끌어올렸다"며 "팬데믹 통제가 장기화하면서 해외여행 등 여가활동을 못하게 된 소비자들의 '보복 소비'가 명품 매출 신장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 진출한 주요 사치품 브랜드의 매출 신장세도 가히 폭발적이다.

루이뷔통·샤넬·에르메스의 한국 법인은 2020년 각각 1조468억원, 9296억원, 419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외부감사법 개정에 따라 자산 또는 매출 500억원 이상 유한회사에도 회계감사와 공시의무를 적용하면서 '3대 명품'의 실적이 처음 공개됐다.

루이뷔통코리아와 에르메스코리아의 매출 신장률은 각각 33.4%, 15.8%였다. 영업이익은 각각 177.2%, 15.9% 늘었다.

샤넬코리아 매출이 12.6% 감소한 건 다른 브랜드와 달리 면세점 실적까지 반영됐기 때문이다.

팬데믹 장기화의 또다른 수혜 업종은 도박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복권 판매액은 총 5조9755억원으로, 전년 대비 10.3% 증가했다.

복권 판매액은 2017년 4조2000억원, 2018년 4조4000억원, 2019년 4조8000억원 등으로 서서히 늘다가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5조4000억원)부터 급증세를 나타냈다.

유형별로는 로또 판매액이 5조1371억 원으로 전년 대비 8.4% 늘었다. 로또 판매액이 5조원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인쇄복권(19.8%), 연금복권(29.2%), 전자복권(25.6%) 등은 판매 비중은 크지 않지만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팬데믹 이후 경마·경륜 등 대면 중심의 사행 산업이 위축한 데다 코로나 불황으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사행 심리가 확산한 게 복권 수요를 늘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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