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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쟁 가능” 한마디에 증시·금값 요동…전쟁 나면 상상 불허?
미·러 패권경쟁에 세계경제 불안
증시 “전쟁”에 급락…“軍철수”에 급등
金값 지난해 6월 이후 최고치
유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갈 수도
바이든 “러시아, 침공 가능성 높다”
크렘린 “바이든이 긴장 고조시켜”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일촉즉발의 극한 갈등을 벌이고 있는 세계 양대 핵보유국 미국과 러시아의 움직임에 글로벌 금융 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전쟁 불사’와 ‘외교적 해법 추구’란 양 정상의 말에 세계 주요국 증시는 등락을 거듭하고 있고, 원유를 비롯한 각종 원자재 가격 역시 지정학적 불안 심화에 큰 폭으로 뛰어오르며 격랑에 휩싸인 모양새다. ‘세계대전’으로까지 비화할 수 있는 전운이 우크라이나 전역에 짙게 드리우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값은 8개월래(來) 최고치를 찍었다.

이런 가운데 외교 무대에서 펼쳐지고 있는 미·러 양측의 ‘말싸움’이 평행선을 달리고, 서방과 러시아 간 경계선 주변에 대한 양측의 병력 증강과 군사적 대치가 장기화 추세를 보이면서 향후 글로벌 금융 시장에도 큰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美·유럽 증시, ‘전쟁’·‘軍철수’ 전망에 초긴장=미·러 양국 간 직접적인 군사 충돌로 비화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세계 증시는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군사적 긴장 등락에 민감하게 반응 중이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78% 떨어진 34,312.03에 거래를 마치며 올 들어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12%, 나스닥 지수는 2.88% 급락했다.

같은 날 영국, 프랑스, 독일 증시는 물론 범유럽 지수까지 동반 하락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이 “매우 높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경고와 무력충돌 가능성을 우려하는 발언이 쏟아진 것이 시장을 짓눌렀기 때문이다. 불과 이틀 전 러시아가 일부 군병력을 철수했다는 소식에 뉴욕증시는 물론 유럽증시까지 일제히 상승한 것과는 천양지차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반응은 한동안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BMO 웰스 매니지먼트의 영-유 마 수석 전략가는 CNBC에 “단기적으로 시장은 러시아에서 나오는 신호들로 움직일 것”이라며 “시장에 드리운 부정적 측면과 추가적인 먹구름은 (시장 움직임에) 당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金값 상승 당분간 지속…유가·주요 원자재價 급등도 불가피=금값 랠리 역시 심상찮다. 사상 최고 수준의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국면 속에 우크라이나 위기까지 겹치며 안전자산 욕구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4월분 금 선물은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전일 대비 1.6% 상승한 온스당 190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이후 최고치다.

시장 전문가들은 다음달로 예정된 2018년 이후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첫 금리 인상이 금값 상승세를 더 부추길 것으로 전망했다.

매트 심스 시티 인덱스 수석 시장분석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실제로 침공할 경우 금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주요 원자재 가격도 가파른 상승 곡선 위에 올라탄 형국이다. 같은 날 은 선물 가격은 1.1% 오른 온스당 23.875달러로 지난달 25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팔라듐(3월물)과 백금(플래티늄, 4월물) 가격도 각각 3.9%, 2.7% 급등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국제유가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미 경제전문매체 CNBC는 현재 배럴당 100달러 선에 육박한 국제유가가 150달러까지 갈 것이란 전망까지 내놓기도 했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러시아는 석유·천연가스는 물론, 니켈, 팔라듐, 구리, 석탄, 포타시, 알루니늄, 밀 등 원자재와 곡물의 주요 생산국”이라며 “전쟁이 현실화될 경우 러시아발(發) 원자재 파동의 도미노가 언제, 어떻게 무너질지 예측조차 힘들다”고 강조했다.

17일(현지시간) 벨라루스에서 펼쳐진 러시아·벨라루스 연합 군사 훈련에서 러시아군이 다연장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AFP]

▶美·러 긴장 고조는 현재진행형=이런 상황 속에 미국 등 서방과 러시아의 갈등은 좀처럼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한 채 불신만 깊어지는 모양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가 군병력을 철수하지 않은 채 위장 작전을 펼치고 있다며 “수일 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라며 쏘아 붙였고, 러시아 크렘린궁은 “바이든 대통령이 도리어 긴장을 더 고조하고 있다”며 맞받아쳤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미국과 러시아의 날선 맞대결은 이어졌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러시아 측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불가침 선언을 하라”며 촉구했고, 세르게이 베르쉬닌 러시아 외무차관은 러시아가 침공 구실을 조작할 수 있다는 블링컨 장관의 언급에 “근거없는 의혹 제기”라며 반박했다. 여기에 러시아는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관의 ‘2인자’ 바트 고먼 부대사를 추방하며 양국 갈등을 키웠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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