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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붕괴사고, 수년간 희생에도 변한게 없다”
공사단축·부실시공 관행 여전
10명 희생된 마우나 사고 8년
올 겨울에도 광주 아파트 붕괴
되풀이 되는 인재·여전한 희생
“촘촘한 제재와 감시 더 필요”

8년 전 이날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사고로 10명이 사망했지만 이번 겨울에도 광주 서구 아파트 현장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2019년 서울 잠원동 철거 붕괴 사고, 지난해 광주 학동 붕괴사고까지. 비용 절감을 위한 공사기간 단축 강행·부실시공 관행이 각종 사고에도 제자리 걸음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광주 서구 아파트 붕괴 현장은 지난달 11일 사고 발생 후 29일째가 돼서야 마지막 실종자를 수습하며 수색이 종료됐다. 이번 사고로 건설노동자 6명이 사망했다. 당시 건설 현장에 콘크리트를 납품한 레미콘 업체 상당수가 품질 관리 미흡으로 정부에 적발된 사실이 확인되는 등 인재 개연성을 뒷받침하는 정황들이 나온 상태다.

이 같은 사건이 반복되는 이유로 안전에 대한 고민보다 건축물이 완성되는 데 급급한 관행과 이것이 별다른 제재없이 허용돼 온 점이 지적된다. 권미정 산재피해네트워크 다시는 사무처장은 17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건축물을 지을 때도 어떻게든 빨리, 싸게, 인건비는 최소화해서 이윤을 많이 남기면 된다는 생각이 적용된다”면서 “대기업이 진행한 공사에서도 발생한다는 건 규모와 회사 역량과 무관하게 이런 위험이 모든 건설 현장에 항상 놓여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권 사무처장은 “공사기간을 줄이려 공정을 쪼개거나 다단계 하청을 주는 방식도 문제”라며 “책임자 처벌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부실시공을 가능케 하는, 발주·시공 등 전 과정에서의 촘촘한 제재와 감시가 더욱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손진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는 ‘안전보건경영선언’ 등을 책임자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선포하며 경영에 있어서도 안전이 구현될 수 있는 환경이 확대되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 활동가는 “한국 사회에선 건설 사고로 사람이 죽는 일에 대한 경각심이 낮은 관행이 있다. 예방이 우선이지만 몇 푼의 벌금으로 사건이 무마돼 온 방식과 관행이 결국 더 큰 희생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8년 전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사고는 이후 조사에서 설계 도면대로 시공 및 자재가 사용되지 않은 점 등 설계·시공·운영 등 총체적 부실이 빚은 참사임이 드러났다. 당시 부산외대 신입생이었던 임지헌(29) 씨는 “8년이 지났지만 올해도 일어난 사고들 보며 달라진 게 없다고 느낀다”며 “책임 지는 사람은 없고 희생은 여전하고 잠깐 화제가 된 후 사라지는 안타까운 일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붕괴 사고가 벌어진 이후 입학한 학생들도 당시 사고를 기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부산외대에 재학 중인 장준혁(26) 씨는 “안전에 대해 매번 더 경각심을 가지고, 발생한 사건에 대해 잊지 않고 기억 해 주는 게 남은 사람들의 몫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복된 인재 속에서도 참사를 기억하려는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부산외대는 이날 대학 내 추모공원에서 참사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헌화식을 연다. 학교는 지난 11일부터 10일간 온라인 추모공간을 마련해 추모하고 있다. 부산외대 관계자는 “학교는 매년 추모 공간에서 희생 학생들을 추모하며 동일한 사건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억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말했다. 김희량 기자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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