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월 800만원 사비 털어 버텨요” 택배대리점주들 호소
CJ대한통운 파업·농성 장기화 탓에 대리점주 울상
CJ택배대리점연합, 피해파악 위해 실태조사 추진
지난 16일 오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의 점거 농성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지난해 12월 28일 시작된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의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택배 대리점주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CJ대한통운에서 지급받는 집하수수료 수입이 줄어든 가운데, 거래처 유지를 위해 사비로 다른 택배사에 배송을 맡기느라 ‘이중고’에 시달린다고 호소하고 있다.

강원도에서 CJ대한통운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강모(48) 씨는 파업 지역 배송이 불가능해진 후 거래처를 잃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거래처 배송 물량을 소화하려고 사비를 털어 ‘울며 겨자 먹기’로 다른 택배사를 쓰는데, 지난달에만 500만원이 들었다. 다른 택배사들도 배송을 거부하는 지역에는 강씨가 직접 배송을 갈 수밖에 없다.

강씨는 17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홈쇼핑 협력업체인 거래처에서 하루 2000개 물량이 들어오면 100개는 파업 지역이다. 홈쇼핑 택배비 2600원 받는 것에 사비 1400원을 얹어 4000원에 타 택배사로 보냈다”며 “노조가 강성인 경기 성남시엔 다른 택배사도 못 간다고 해서 설 명절 전날 직접 차를 끌고 가 배송했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12월 배송 물량이 10만건인데 지난달엔 8만4000건으로 줄었고, 이달엔 7만건으로 감소할 것 같다. 배송 물량이 30% 감소하고 집하수수료도 줄어 금전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들다”며 “명분 없는 파업으로 본사도, 대리점도, 택배기사도, 소비자도 손해를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경기도의 CJ대한통운 대리점주 40대 A씨도 “파업 이후 배송 물량이 거의 반토막 났다”며 “파업 지역으로 배송을 보내느라 지난달에만 500만원 이상이 들었는데, 파업이 계속되면 손해가 얼마나 커질지 갑갑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이하 대리점연합)은 택배노조의 무기한 파업과 불법 점거농성으로 대리점주들 대부분이 강씨처럼 크게 손실을 입었다고 보고 있다. 정확한 피해 상황 파악을 위해 조만간 대리점주들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대리점연합 관계자는 “인터넷쇼핑몰, 홈쇼핑 등과 계약을 유지하려고 월 500만원 가량 사비를 들여 우체국, 한진, 롯데 등 다른 택배사를 통해 파업 지역에 배송하고 있다. 적게는 100만원, 많게는 800만원까지 든다”며 “전월 배송분에 대한 본사 집하수수료가 10일에 들어오고 SM(택배기사) 수수료는 15~20일에 지급되다 보니, 이달 중 수수료 상황을 지켜보고 실태조사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리점연합은 전날 “파업에 참여한 택배노조원들의 현장 복귀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형사고소,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 법적조치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인터넷쇼핑몰 배송 물량이 파업 지역으로 발송되지 않다 보니, 다른 택배사로 이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리점, 택배기사들의 수입으로 들어오던 상품 픽업수수료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spa@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