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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나토 가입 불가’ 요구...우크라 외무 ‘단칼’ 거절
“우크라·나토만이 가입 여부 결정”
젤렌스키 대통령과 발언수위 달라
국방부 홈피·은행 2곳 사이버공격
우크라이나의 최대 민간은행 프리바트방크의 홈페이지가 사이버공격을 받아 마비된 모습 . [AFP]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배치했던 군병력의 일부를 철수시켜 긴장 완화의 신호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드미트로 쿨레바(사진) 외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오직 우크라이나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만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 불가’ 요구를 일축하는 걸로 읽힌다. 러시아 하원이 우크라이나 내 친(親) 러시아 분리주의 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하라는 결의안을 채택하자 불만을 표출한 거라는 분석이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쿨레바 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를 찾은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우크라이나와 나토 회원국 외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한 논의에서 발언권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외부 입김에 나토 가입이 좌우되지 않을 거라는 강경론을 펼친 건데, 이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전날 발언과 결이 다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꿈과 같은 일”이라며 나토 가입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우크라이나의 입장이 명확치 않은 건 러시아 하원이 이날 내린 결정 때문인 걸로 보인다. 하원은 표결을 통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2개 분리주의 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할 것을 요청하는 결의안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보내기로 했다.

돈바스의 친 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은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에 속해 있던 크림반도를 병합하자, 독립하겠다며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을 수립했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선 이를 수용하면 영토를 러시아에 내어주는 꼴이 돼 독립을 인정하지 않는데, 러시아 하원이 역린을 건드린 셈이다.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은 2015년 2월,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열린 노르망디 형식 정상회담(러시아·우크라이나·프랑스·독일의 4자 정상회담) 뒤 중화기 철수, 러시아와 국경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통제 회복 등을 담은 민스크 협정에 서명했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돈바스 지역이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국방부 홈페이지와 오샤드방크, 프리바트방크 등 은행 2곳이 이날 사이버공격을 받았다고 우크라이나 사이버보안센터가 밝혔다. 센터는 러시아가 공격의 배후로 추정된다고 지목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국경 인근에 10만명 이상의 병력을 집결시키기 시작한 이후 유사한 공격의 주체로 러시아를 꼽아왔다.

유럽의 한 외교관은 “해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전인 군사공격에 선행하는 것일 가능성이 있기에 우려스럽다”며 “물리적 공격이 임박했다는 점을 의미하거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계속 방해하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했다.

홍성원 기자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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