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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용회복?…3년전과 비교하면 알바만 늘었다
착시효과 일으키는 통계방식 뒷말 무성
취업자 증가에 정부 고용회복 자평했지만
2019년 대비 주당 36시간 이상은 41만명 ↓
늘어난 건 36시간 미만 취업…114만 증가
기저효과·파트타이머 두 축으로 통계착시
전일제 환산하면 2019년보다 취업자 감소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정장대여업체 체인지 레이디에서 최근 취업준비생이 면접용 정장을 빌리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취업준비생에게 면접용 정장을 무료로 빌려주는 ‘취업날개 서비스’ 이용자는 지난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연합]

정부가 연일 고용회복세를 자평하고 있지만, 이는 통계 착시효과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저효과와 저질 일자리, 두개 축으로 착시를 만들고 있다. 2019년과 비교하면 ‘풀타임잡’은 오히려 줄었고, ‘파트타이머’만 늘어났다.

16일 통계청 2022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는 2068만6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114만7000명 증가했다. 비율로 따지면 5.9%다. 주당 평균 취업시간도 39.1시간으로 0.5시간 늘어났다. 건설업(38.2시간)에서 1.3시간, 도소매?숙박음식점업(41.4시간)에서 0.7시간 각각 증가했다.

기획재정부는 이에 보도자료를 내고 “전일제, 상용직 취업자 등 상대적으로 양질 일자리 위주 개선됐다”며 “취업시간별로는 36시간 이상 전일제 근로자 증가폭이 1~17시간 이하 단시간 근로자 증가폭을 크게 상회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는 코로나19 착시효과다. 지난해 취업시장이 얼어붙은 탓에 고용호조세가 두드러져 보이는 것이다. 2019년 1월과 비교하면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는 오히려 41만5000명이 줄었다.

실질적으로 취업자 수 증가세를 채운 건 주당 36시간 아래로 일하는 취업자다. 흔히들 ‘아르바이트’라고 말한다. 올해 1월 36시간 미만 취업자 수는 569만8000명이다. 2019년 1월과 455만6000명과 비교하면 114만2000명이 늘어났다.

전일제(FTE) 방식으로 계산하면 이같은 현상은 더 두드러진다. 전일제 방식은 취업시간을 고려한 집계방식이다. 예를 들어 주당 40시간 근무를 하는 사람을 취업자 1명으로 본다면 20시간 일하는 이는 0.5명이 된다. 지금은 취업시간에 상관없이 취업자 수가 1명으로 조사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성신여대 박기성 교수팀에게 의뢰한 ‘전일제 환산 취업자로 본 고용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전일제 기준 지난해 취업자수는 오히려 4.0%(109만3000명) 감소했다. 통계청은 지난해 취업자 수가 2019년 대비 0.6%(15만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가 시작된지 3년이 지났지만, 2019년 수준도 제대로 회복하지 못한 것이다. 양질의 일자리가 담보되지 못하면 코로나 이후 경제성장도 어려워진다. 소비여력이 내수를 뒷받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미 코로나 이후 고용부진 우려는 각계에서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4일 BOK 이슈노트에 실린 ‘성장과 고용 간 관계: 기업자료를 이용한 분석’ 보고서에서 2014~2016년 0.31%포인트 였던 고용민감도는 2017~2019년 0.27%포인트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매출이 늘어도 고용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용성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거시경제 환경의 구조적 변화 - 생산, 고용, 물가의 관계를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정보기술(IT)이 고도화하면서 과거에 비해 고용 회복 흐름이 더뎌지고 있다”며 “현장에서 노동을 줄이기 위한 기업의 자동화 투자 등이 늘어난 결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과 미국에서 물가와 실업률이 동시에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태화 기자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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