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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리경영’ 앞세운 KCGI… 이동걸은 조원태 편?
KCGI, 한진칼에 ‘배임횡령 전과자 이사 금지’ 제안
조원태-KCGI 3월 주총 표대결 전망 높아져
'한진칼 윤리경영 감시하겠다'던 산은의 딜레마
표대결서 누구 편 들지 주목
[사진=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산은 제공]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한진칼 주요 주주인 사모펀드 KCGI가 한진칼에 배임·횡령 전과자는 이사가 되지 못하도록 정관 변경을 제안하면서 또 다른 주주인 산업은행의 선택이 주목받고 있다. KCGI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대결이 펼쳐질 경우, ‘윤리경영 및 지배구조 개선’을 앞세운 KCGI 제안을 거절할 명분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KCGI는 14일 입장문을 통해 3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를 위한 주주제안에 나섰다.

제안에는 기업가치 및 주주권익 보호를 위해 배임·횡령죄로 금고 이상 실형을 받은 자는 이사가 될 수 없도록 하는 등 이사 자격을 강화하는 내용과 서윤석 전 한국관리회계학회장을 사외이사로 추천하는 것이 있다.

KCGI는 또 조 회장의 동생인 조현민 ㈜한진 부사장이 지난달 사장으로 승진한 것에 대해 “사회적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인사를 계열사 사장으로 선임하는 것은 기업가치와 회사의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후진적 지배구조로의 회귀라 비판했다. 조 사장의 2018년 ‘물컵 갑질 논란’을 꼬집은 것이다.

제안 내용 자체는 KCGI가 2020년 3월 정기주총에서 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KCGI는 당시에도 배임·횡령죄로 실형을 받은 사람이 이사로 임명되는 것을 제한하고, 서윤석 회장 등을 사외이사로 추천하는 내용의 제안을 했으나, 표 대결 끝에 모두 부결된 바 있다.

다만 이번에는 산은이 주주가 되면서 당시와 상황이 달라졌다. 산은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도록 2020년 12월 한진칼에 8000억원을 지원하고 한진칼 지분 10.5%를 확보했다. 당시 조 회장(현재 기준 우호지분 약 33%)과 KCGI-반도건설-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삼자연합’(우호지분 37%)의 경영분쟁이 한창이었는데, 산은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함으로써 조 회장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조 회장 일가의 갑질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산은이 경영권 분쟁에 무리하게 개입한다는 비판이 잇따랐지만, 산은이 내세운 명분은 ‘준법·윤리 경영 감시’였다. 산은은 한진칼에 주요경영사항을 사전 협의하게 하고, 윤리경영위원회 및 경영평가위원회를 설치하게 하는 등의 7대 의무사항을 부여했다. 한진칼이 이행하지 않으면 5000억원의 위약금을 물게 하고, 조 회장을 경영에서 물러나게 할 수 있다고까지 했다.

KCGI가 ‘윤리경영’을 명분으로 주주제안에 나섬에 따라 산은의 결정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산은 역시 여론동향을 살피며 KCGI 제안의 진의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통합위원회 등을 통해 주주제안 내용을 검토하고 대응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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