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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스키영웅’ 댓글 한줄에…중국인들 “검열 특권” 부글부글
중국 스키선수 구아이링 [인스타그램 갈무리]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중국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 스키선수 ‘구아이링(Ailling Gu· 谷爱凌)’이 구설수에 올랐다. 미국에서 중국으로 귀화해 여자 스키 첫 금메달을 안겨준 그는 ‘국민 영웅’으로 막대한 부와 인기를 누리고 있음에도 특혜 논란에 휘말렸다.

발단은 구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댓글이었다. 지난 5일 구가 개막식 사진을 올리자 한 네티즌이 “왜 당신은 본토의 수백만 중국인들이 사용하지 못하는 인스타그램을 사용 할 수 있느냐”며 “당신만 이런 특혜를 누리는 건 불공평하다. 인터넷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수백만의 중국인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줄 수 없느냐”고 댓글을 달았다.

구아이링이 지난 5일 자신의 게시물에 달린 댓글에 답변을 올렸다.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웨이보 갈무리]

그러자 구는 여기에 “(중국에서는) 앱스토어에서 누구나 무료 VPN(검열을 우회할 수 있는 가상사설망)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는 답변을 올렸다. 글 말미에 ‘엄지척’ 이모티콘도 붙이며 친절하게 응대했다. 하지만 구아이링이 악의 없이 올린 댓글은 순식간에 ‘검열 특권’ 논란으로 번졌다.

이 대화가 오간 게시글은 얼마 안 있어 삭제됐다. 그러나 며칠 후 구가 금메달을 획득하자 이 대화의 캡쳐본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등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원칙적으로 중국인들은 서구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사용할 수 없지만, 구가 인스타그램을 사용했음에도 중국 정부가 이를 눈감아 줬다는 것이다.

중국 스키선수 구아이링 [인스타그램 갈무리]

중국 본토에서는 구글·유튜브·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대부분의 서구 SNS 이용이 불가능하다. 중국은 ‘만리방화벽’으로 불리는 인터넷 검열 통제 시스템을 구축해 정부가 예민하게 생각하는 웹사이트 접속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많은 중국인들이 우회 접속할 수 있는 VPN을 사용해 서구 SNS를 이용하고 있지만 이 또한 불법이다.

이와 관련해 영국 인디펜던트는 14일(현지시간) “구아이링이 미국인으로서 18년간 누려온 권리와 자유가 중국인들에게는 제공되지 않는다”며 “그가 중국에서 유명 스타이지만 만약 다른 시민들과 같은 규칙 아래 살고 있지 않다는 점을 과시한다면 엄청난 반발에 직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스키선수 구아이링 [AFP]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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