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윤석열, 공약집에 “경찰 ‘오또케’”…與 “터무니 없는 모욕”·警 “검사 출신다운 발상”
사법개혁 발표하며 자료집에 “오또케” 표현
경찰 출신 與 의원들도 “현실 모른다” 지적
“檢 강화 위해 경찰에 모욕적 표현” 비판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사법분야 개혁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사법개혁 공약집에 “경찰관이 '오또케'하면서 사건 현장에서 범죄를 외면했다”는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해 여당은 물론 당사자인 경찰도 “터무니 없는 모욕”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터무니 없는 모욕으로 현장 경찰관들의 사기를 떨어뜨린다”며 윤 후보를 비판했고, 현직 경찰 관계자들도 “검사 출신다운 발상”이라며 해당 표현을 비판했다.

15일 윤 후보가 전날 발표한 사법개혁 공약 설명자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경무관 이상 경찰관의 20%를 순경 출신으로 승진 배치”라는 공약을 발표하며 추진 배경으로 “경찰의 범죄 대처 능력에 대한 국민적 불신 증대”를 꼽았다.

특히 자료집에는 “2021년 11월 15일 인천 층간소음 문제로 이웃 주민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범죄 현장에서 무장경찰관이 도망가고 결국 피해자가 흉기에 찔려 중태를 입은 사건이 발생했다”라며 “위 사건 발생 전에도 경찰관이 '오또케'하면서 사건 현장에서 범죄를 외면했다는 비난도 있다”고 소개했다.

“경찰이 범인으로부터 피습받아 다친 경우,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내부 불만도 있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현장 경찰관을 비하하는 단어인 ‘오또케’라는 표현이 후보 공악 자료에 기재되며 경찰은 분노하는 모양새다.

지난 14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발표한 사법개혁 공약 중 경찰 개혁 방안에 대한 설명.

한 총경급 현직 경찰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현장 경찰관의 고충은 모른 채 한 사건을 침소봉대해 모욕적 표현을 썼다”라며 “대통령 후보 공약집에 버젓이 경찰을 비하하는 표현을 썼는데, 검사로 평생을 살며 경찰을 하대했던 윤 후보의 발상이 반영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다른 총경급 경찰 관계자 역시 “경찰과 공약을 내기 전에 대화를 나눠봤는지 의심된다”라며 “검찰의 역할 확대를 위해 의도적으로 경찰을 비하한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언급했다.

경찰 출신 민주당 의원들도 일제히 경찰을 향해 ‘오또케’란 비하 표현을 사용한 국민의힘을 강하게 비판했다. 경찰청 차장 출신인 임호선 의원은 통화에서 “현장 경찰관에 대해 알지도 못 하면서 모욕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은 경찰관의 사기만 떨어뜨릴 뿐”이라면서 “터무니 없는 표현을 썼다”고 비판했다.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과 대전지방경찰청장을 역임한 황운하 의원 역시 “검사 출신인 윤 후보가 경찰을 어떻게 봐왔는지 알 수 있는 표현”이라며 “경찰관의 현장 대응력 강화를 위해서는 범죄 대응 과정에서의 면책 보장과 지원 등이 필요한데, 그런 현실은 모른 채 모욕적인 표현으로 경찰을 비난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윤 후보는 공약 발표에서 경찰의 현장 대응력 강화 방안으로 “공상을 입은 경찰공무원의 치료비뿐만 아니라 생활비까지 지급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라며 “경찰공무원이 범죄진압과 수사에 적극 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어제 발표한 사법개혁 보고참고자료 중 ‘오또케’라는 단어가 포함된 데 대해 사과 말씀드린다”며 “자료에서 해당 단어를 즉시 삭제하고, 책임자를 해촉했다”고 밝혔다.

osyo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