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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화, ‘절친’ 고다이라 부진에 눈물…日매체 “우정에 국경 없다”
이상화 KBS 해설위원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 출전한 고다이라 나오(일본)의 부진에 눈물을 흘리는 모습. [KBS 방송화면 캡처·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해설자로 나선 이상화(33)가 친구이자 경쟁자였던 고다이라 나오(36·일본)의 부진에 눈물을 쏟아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인 고다이라는 13일 중국 베이징의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38초 09를 기록하며 17위에 그쳤다. 고다이라는 경기 초반에는 레이스를 잘 끌고 갔지만, 중반부터 힘이 떨어져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으로 대회를 마쳤다.

충격적인 결과에 이상화는 해설 도중 눈물을 흘리며 잠시 할 말을 잊었다. 그는 감정을 추스른 뒤 “무거운 왕관의 무게를 이겨낼 줄 알았는데 심리적인 압박이 정말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평창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이상화가 금메달을 딴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 품에 안기고 있다. 이들 선수는 라이벌이었지만 서로를 격려하는 절친이었다. [연합]

이상화는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그동안 내가 보지 못했던 고다이라의 레이스여서 지켜보기 힘들었다”며 “대회 전 고다이라를 만났는데 나에게 ‘다시 한 번 올림픽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도 ‘한 번 챔피언은 영원한 챔피언’이라고 용기를 줬는데 아쉽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일본 매체들은 이상화의 눈물 젖은 해설을 발빠르게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상화의 눈물에 감동 확산…우정에 국경은 없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올림픽에서 이상화 해설위원이 고다이라의 경기를 중계하다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보이자 SNS에는 국경을 넘은 두 사람의 우정에 대한 글들이 잇따랐다”고 전했다.

닛칸스포츠도 “평창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고 눈물을 흘리는 이상화의 어깨를 고다이라가 껴안았다. 두 사람의 모습에 환호와 박수가 경기장을 감쌌었다”며 “이날도 두 사람의 변함없는 우정을 느끼게 하는 장면에 사람들의 감동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13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오벌)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 출전한 고다이라 나오(일본)가 역주하고 있다. [연합]

한일 스피드스케이팅을 대표하는 이상화와 고다이라는 치열한 경쟁을 펼친 라이벌이자 뜨거운 우정을 나눈 친구였다.

고다이라보다 3살 어린 이상화는 2010년 밴쿠버올림픽과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세계 최고의 선수로 이름을 날렸다. 고다이라는 이상화의 경기를 비디오로 돌려보면서 훈련했고, 기회가 될 때마다 “이상화는 자신의 롤모델”이라며 치켜세웠다.

고다이라는 결국 4년 전 평창올림픽에서 이상화의 올림픽 3연패를 막고 생애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승을 확정하고 일장기를 흔들던 고다이라는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이상화를 안아주며 위로했고, 이 모습은 한일 양국 팬들의 찬사를 받으며 평창올림픽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혔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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