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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최대 국영 생보사 주식 5% 매각…80억弗 조달로 모디 체면 세우나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세계 5대 보험사로 인도 정부가 주식 100%를 소유한 인도생명보험공사(LIC)는 주식의 5%를 매각해 약 80억달러(약 9조5960억원)를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현실화하면 작년 11월 기업공개(IPO)로 25억달러를 끌어모은 전자결제 플랫폼 페이티엠(Paytm)의 기록을 깨고 인도 최고 기록을 쓰게 된다. 이번 IPO는 특히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 정부의 친(親) 시장 정책의 성공을 재는 척도가 될 거라는 전망이어서 관심이 모인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 등에 따르면 LIC는 전날 관계 당국에 제출한 투자 설명서 초안에서 3억1625만주를 매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납입 자본금의 5%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정부 소식통은 IPO로 6000억루피(79억7000억달러)가량을 조달할 수 있다고 했다. 애초 9000억루피를 생각했는데 시장 상황 때문에 규모를 축소한 거라고 덧붙였다.

인도 뭄바이 지하철역에서 시민들 사이에 인도생명보험공사(LIC)의 로고가 보이고 있다. [로이터]

로이터는 LIC가 낸 보고서에 이 회사의 내재가치가 5조3900억루피(약 85조8088억원)라고 돼 있다고 전했다. 알리안츠, 중국 핑안보험 등에 이어 세계 5위(보험료 기준) 업체인 LIC는 인도 생보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다. 65년 역사의 이 회사는 보유자산만 약 5300억달러다. 브랜드 가치는 86억6000만달러로 파악된다.

블룸버그는 인도 정부가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오는 3월 회계연도 말까지 LIC의 기업공개를 끝내길 원한다고 설명했다.

공개되는 LIC 주식의 최대 10%는 보험 계약자에게, 나머지 5%는 직원에게 배정된다. 신주 발행은 하지 않는다.

LIC가 상장하면 시가총액 기준으로 릴라이언스, 소프트웨어 서비스 회사 TCS, HDFC은행, 인포시스(Infosys)와 함께 5대 기업을 이룰 수 있다는 전망이다.

LIC의 IPO는 294억달러를 조달한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 기업 아람코(Aramco)에 빗대 ‘아람코 모멘트(moment·순간)’라는 표현도 나온다. 인도 자본시장의 깊이를 시험할 거라는 관측이다. 인도 최대어를 두고 시장 자율성과 정부 간섭 사이에서 투자자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IPO 시점 자체는 썩 좋지 않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하려고 통화 정책을 옥죄고 있어 외국인 투자자가 인도 시장에서도 발을 빼는 시기에 LIC는 IPO를 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등 IPO 업무 주관사는 국제 투자자 모집을 위한 로드쇼에 나설 예정이다.

인도 정부 관계자들은 로이터에 “적절한 장기 투자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 LIC 주식 발행 가격을 책정하는 동안 정부가 매우 민감할 것”이라며 “가격 범위는 앞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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