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오가는 항공 노선의 운항 차질도 현실화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우크라이나 저가 항공사 ‘스카이업’ 소속 여객기 한 대가 포르투갈령 마데이라섬을 떠나 우크라이나 키예프로 향하다 돌연 항로를 변경해 몰도바 수도 키시나우에 착륙했다.

해당 여객기에는 승객 175명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사 측은 성명을 통해 항공기를 임대한 아일랜드계 업체가 갑자기 우크라이나 영공 진입을 불허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항공사 측은 버스 편으로 승객들을 키예프까지 이동시킬 계획이다. 키시나우에서 키예프까지 거리는 약 470㎞로 차량으로 6시간가량 소요된다.

독일 국적항공사인 루프트한자도 우크라이나행 노선의 운항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루프트한자 대변인은 로이터 질의에 아직 공식적으로 어떠한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전제하면서도 “우크라이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운항 중단 가능성을 내비쳤다.

앞서 에어 프랑스 계열인 네덜란드의 KLM은 12일 서방권 항공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우크라이나행 여객기 운항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네덜란드 외교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긴급 여행 경보’를 발령한 직후 나왔다.

항공업계에서는 보험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우크라이나 노선 운항 중단을 선언하는 항공사가 추가로 더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전화 담판이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한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증폭하면서 국제 항공업계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미 2014년 7월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동부 상공에서 러시아산 부크(BUK) 미사일에 격추돼 승객과 승무원 298명이 전원 사망하는 참사가 있었던터라 비행 안전에 대한 우려는 더욱 크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 측의 위협에도 현재로선 영공을 닫을 계획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관계자는 로이터에 “일부 항공사가 비행계획을 변경한다 해도 이는 정부의 결정이나 정책과는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관련 부처인 인프라부도 이날 긴급회의를 한 뒤 성명을 내어 “우크라이나 영공은 계속 개방될 것이며 정부는 항공사들의 안전 우려를 불식하고자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