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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화협정 ‘무기’로 사용하는 러시아…우크라엔 독
러·우크라 민스크 협정 해석하는 방식 달라
푸틴 “러시아 방식대로 민스크 협정 이행해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한 다리에서 시민이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인은 저항할 것이다’라 쓰여 있는 현수막을 걸고 시위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고조되는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서방국이 ‘민스크 협정’의 이행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민스크 협정을 무기 삼아 악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는 이미 2014년 9월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의 돈바스 전쟁을 끝내기 위해 마련된 민스크 협정을 이행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 조건을 마련하는 것을 거부했으며, 우크라이나 고위 관리는 러시아가 민스크 협정으로 키예프를 파괴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민스크 협정 이행이 제대로 안 되는 이유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협정을 해석하는 방식이 다를뿐더러, 협정이 많은 결함을 안고 있기 때문이라고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분석했다.

2015년 마련된 2차 민스크 의정서에 포함된 여러 부록 같은 경우는 법적 효력이 없으며, 의정서에서는 러시아가 분쟁의 당사자가 아닌 ‘보증인’으로 지정됐다는 것이다. 이 이유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우크라이나 동부의 반군과 적절한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정부는 반군과 직접 대화하는 것을 거부해왔다.

법적 효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유엔 안보리는 민스크 협정을 승인했다.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협정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우크라이나가 당국과 협상을 해야 한다는 점을 부각했다.

아울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민스크 협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며 비난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남에서 “키예프의 고위 관리는 민스크 협정을 파괴하기 위해 작전을 세운 듯하다”며 “헌법 개혁이나 돈바스의 법적 지위 등과 같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진전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서방국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해석대로 민스크 협정 이행을 하도록 강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우크라이나의 고위 관리는 러시아가 해석한 민스크 협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다. 올렉시 다닐로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위원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정치를 통제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에 가입하려는 우리의 야심을 좌절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 이용 중이다”라고 말했다.

CNN은 민스크 협정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진단했다.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에서 그랬듯 영토를 합병하지 않은 채 영토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크라이나 국정에 대한 발언권까지 가져갈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런던의 싱크탱크 채텀 하우스의 러시아·유라시아 프로그램 부연구원 던컨 앨런은 민스크 협정을 둘러싼 쟁점은 우크라이나가 주장하는 주권을 인정해줄지, 아니면 러시아가 원하는 대로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제한해야 하는지에 있다고 설명했다.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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