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멸사봉공’ 선열들 욕보인 김원웅 광복회장

김원웅 광복회장은 최근 제기된 국회 카페 수익금 횡령 논란 등에 대해 “제보자의 개인 비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10일 국가보훈처의 감사 결과, 이 같은 의혹은 상당 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광복회가 국회 카페 중간거래처를 활용해 허위 발주 또는 원가 과다계상 등의 방법으로 6100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했고 이 가운데 1000만원가량은 김 회장 개인통장으로 입금된 뒤 한복·양복구입비, 이발비 등으로 사용됐다는 것이다. 김 회장 며느리, 조카, 처조카가 임원인 골재회사가 광복회관에 몰래 사무실을 차려두고 광복회 사무실·집기를 무상으로 사용했으며 광복회장 명의로 공공기관을 상대로 영업활동을 벌였다는 의혹도 대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김 회장은 광복회 설립 54년 만인 2019년 말 수익사업을 하기 위해 정관을 개정했다. 이듬해 광복회가 골재사업에 나서고, 국회에 카페를 만들어 장사를 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김 회장은 당시 “광복회 수익사업도 사회공익적 차원에서 추진돼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골재업체는 김 회장의 가족회사가 됐고 국회 카페의 수익금은 자신의 품위유지비 등으로 빼돌려졌다. 국회 카페수익금은 원래 독립유공자 자녀들에게 장학금으로 주기로 돼 있었다. 이어질 수사로 진위가 가려지겠지만 사실이라면 독립유공자 이름만이 아니라 그 자녀들까지 사적이익에 동원하는 파렴치한 짓이다. 대대로 내려오는 집안 전 재산을 독립군 자금으로 바치고 자신들은 풍찬노숙했던 순국선열들을 볼 낯이 없다. 추상같은 기강을 세워야 할 광복회장이 보통의 국민보다 못한 도덕성 논란에 휩싸인 것 자체가 개탄할 일이다.

김 회장의 그간 행적은 독립정신 계승과 국민통합 기여라는 광복회 본연의 책무와 거리가 멀다. 편향된 역사관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철 지난 친일몰이 발언으로 물의를 빚는 일이 허다했다. 이승만 대통령과 백선엽 장군을 민족반역자로 폄하하고 “국립현충원에 친일·반민족 인사 69명이 안장돼 있다”며 파묘를 주장하기도 했다. ‘독립운동가 최재형상’을 최재형기념사업회 측과의 협의 없이 만들어 추미애 등 현 여권 인사 다수에게 수여하면서 심각한 당파성을 보이기도 했다.

어느 단체장이나 판공비, 품위유지비가 있는데 유독 김 회장에게만 가혹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비판이 일각에서 나온다. 그러나 애국 선열들의 멸사봉공 정신을 계승하고 솔선수범해야 하는 광복회장은 여느 단체와 다른 청렴성이 요구된다. 윤봉길 의사 손녀인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이 김 회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한 이유다. 이미 국민적 신뢰를 잃었다. 스스로 물러나 사법적 판단을 받기를 바란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