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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년 키운 딸, 내 딸 아니었다"…체외수정 과실에 '발칵'
존 마이크(오른쪽)-제닌(왼쪽) 하비 부부와 30여년 전 체외수정으로 얻은 딸 제시카. [뉴욕포스트 캡처]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30년간 키운 딸이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미국인 부부가 체외수정 시술을 한 불임클리닉을 상대로 소송에 나섰다.

CBS뉴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미국 오하이오주(州)에 거주하는 존 마이크 하비는 지난 2일(현지시간) 30여년 전 불임치료 시술을 받았던 의료기관 '섬마 헬스 시스템'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제시카 하비의 어린 시절. [뉴욕포스트 캡처]

하비는 지난 1991년 아내 제닌과의 사이에서 체외수정(IVF)으로 딸 제시카를 품에 안았다. 그러나 체외수정 과정에서 의료진의 과실로 하비의 정자가 아닌 다른 남성의 정자를 수정시킨 것이 드러났다.

하비 일가는 2년 전 우연히 가정용 DNA키트로 유전자 검사를 했다가 제시카가 친자가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제시카는 30번째 생일을 맞아 이탈리아 여행을 떠나기 직전 재미삼아 유전자 검사를 했다. 가정용 DNA 검사키트는 부모인 하비 부부가 선물한 것이었다. 이들 부부는 "제시카가 방문할 유럽 국가가 먼 친척뻘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 멋질 것이라고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사 결과는 하비 가족을 경악시켰다. 제시카의 혈통이 아버지 쪽인 이탈리아계가 아니라 아일랜드, 영국, 독일, 웨일즈, 프랑스인의 피가 섞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비 부부는 DNA 검사 이후 변호사를 고용해 계보를 추적했고, 결국 제시카의 생물학적 친부까지 찾았다. 제시카의 친부는 30여년 전 아내와 불임치료 중이었으며 그가 병원에 정자를 제출한 날, 하비 부부가 병원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자녀가 없는 친부는 제시카의 존재를 알게 돼 기뻐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포스트 캡처]

하비가 친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제시카는 "나와 부모님이 겪은 일은 말로 표현할 수 없으며지금도 믿을 수 없고, 앞으로도 믿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게 중요한 것은 DNA나 혈연관계가 아닌 내 가족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비 일가는 이달 초 불임시술을 한 의사 니콜라스 스필토스와 의료기관 섬마 헬스 시스템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의료과실 및 사기, 하비의 유전 물질을 적절하게 수집·보호하지 못했다는 혐의다.

하비 부부의 변호인 측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상황을 바꿀 순 없다"면서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의료진에 책임을 묻고, 앞으로 하비 가족과 같은 일을 당하는 사람이 나오지 않도록 규제와 감시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섬마 헬스 시스템' 측은 성명을 내고 "당사는 1991년 환자에게 남편이 아닌 다른 사람의 정자를 체외수정했다는 주장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우리는 하비 가족과 접촉을 갖고 있지 않으며, 독자적인 검사도 실시하지 않고 있다. 정보가 제한적이고 시간이 오래 흘렀기 때문에 하비 가족의 대리인인 변호인들이 다음 단계로 진행될 수 있도록 우리와 협조하길 바란다"고 했다.

하비 일가는 이번 소송을 계기로 불임치료산업에 대한 연방정부의 감독이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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