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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흥행실패에 편파 판정까지 흠결로 점철된 동계올림픽

코로나19라는 복병으로 흥행에 타격을 입은 채 시작된 베이징동계올림픽에 바람 잘 날이 없다. 운영 시스템과 시설 미비 논란에 이어 편파 판정 시비까지 이어졌다. 이런 흠결투성이 올림픽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사실 베이징동계올림픽은 처음부터 잘못 끼워진 단추였다. 중국의 헛된 ‘제로 코로나’ 망상은 일정 연기를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 그 결과는 통제올림픽을 빙자한 봉쇄올림픽이 돼버렸다. 이중,삼중의 검사증명서를 제출하고 입국한 선수단은 매일 PCR 검사를 받으며 베이징시민과의 접촉이 차단된 폐쇄통로로 경기장과 숙소만 출입한다. 함성 하나 없는 경기장은 그저 거대한 방송스튜디오일 뿐이다. 마치 계엄령하에서 치르는 올림픽 같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4일 개막 이후 시설 문제들이 불거졌다. 너무 딱딱하고 경기 때마다 매일 달라지는 빙질로 인한 위험성은 스피드스케이팅에서도 지적됐지만 코너링이 생명인 쇼트트랙에선 수많은 사고를 불러왔다. 비슷한 곳에서 넘어지는 선수들이 부지기수였다. 쇼트트랙 여제인 최민정 선수까지 희생양이 됐고 박장혁 선수는 심한 부상으로 남은 경기 일정을 포기했다.

더 큰 문제는 누가 봐도 편파성이 의심되는 판정들이다. 안 그래도 관중 없는 경기에서 개최국 홈어드밴티지를 누릴 수 없는 상황에선 가장 우려되는 게 편파 판정이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 월드컵대회 때부터 나온 일이다. 그 때문에 곽윤기 선수는 그때를 기억하며 “바람만 스쳐도 실격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박수갈채를 받을 만한 플레이로 1000m 준결승을 통과한 황대현·이준서 선수는 늦은 레인 변경이란 이해 안 되는 이유로 실격당했다. 반면 중국 런쯔웨이 선수는 결승에서 1위로 달리던 헝가리 류 사오린 선수의 팔을 잡아당겼는데도 금메달을 차지했다. 오죽하면 대한체육회가 편파 판정이 계속되면 남은 빙상 경기를 보이콧하겠다는 생각을 했을까.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중화굴기(中華堀起)와 강한 중국’을 세계에 과시하려던 시진핑 주석의 정치적 목적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다. 이미 지난 2008년 베이징하계올림픽을 통해 놀라운 경제력과 세련된 첨단 기술로 중국의 새 시대를 세계에 알린 경험도 있다.

하지만 도를 넘어서서는 안 된다. 특히 편파 판정은 4년간 흘려온 선수들의 땀을 왜곡하고 신뢰를 무너뜨린다. 경기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그것은 정치 목적이 아니라 탐욕이다. 아직 남은 기간이 길다. 편파 판정 속에서도 한국 선수단은 최선을 다해야 한다. 감동 스토리는 그렇게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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