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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기하고 싶었지만…” 암도 꺾지 못한 금메달 열정
스노보드 금메달 획득한 캐나다 패럿
2018 평창올림픽 銀 획득 후 암 진단
긴 투병 마치고 2022년 베이징서 우승

암을 이겨낸 맥스 패럿이 7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정상에 오른 뒤 기뻐하고 있다.[신화통신]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어제는 내 인생 중 가장 힘든 날이었다. 병원에서 마지막 12번째 항암치료를 받으며 내 모든 에너지를 소진했다. 가장 하고 싶은 건 ‘포기’였다. 하지만 나는 계속 나아가겠다.”

2019년 6월 SNS에 올린 글에는 병마와 싸우는 고통과 삶에 대한 의지가 모두 녹아 있었다. 그로부터 2년 8개월 후, 그는 세계 최고의 무대에 섰고 거기서도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암을 물리친 그의 목엔 빛나는 금메달이 걸려 있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정상에 오른 맥스 패럿(28·캐나다)이 인간승리 드라마를 연출하며 감동을 안겼다.

패럿은 7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겐팅 스노우파크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키 스노보드 남자 슬로프스타일 결선에서 최고점 90.96을 기록, 88.70점을 얻은 쑤이밍(중국)을 제치고 우승했다.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순간 가장 힘겨웠던 시간을 떠올렸다. 그는 “정확히 3년 전, 나는 병원에 누워 있었다. 근육은 손실됐고, 기력도 없었다. 내 인생 가장 힘겨운 시간이었다. 당시에는 내가 3년 뒤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는 건 상상할 수 없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맥스 패럿의 경기 모습. [ AP]

2018년 평창 올림픽서 은메달을 획득한 패럿은 그해 12월 림프계의 암 일종인 호지킨 림프종 진단을 받았다. 선수생활을 지속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엄습했지만 그는 정면으로 맞서기로 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 투병기를 연재하며 자신의 팬들은 물론 암환자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암 진단을 받은 뒤 6개월 동안 12번의 화학요법 치료를 견뎌낸 패럿은 오로지 “스노보드만 탈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항암 치료를 하며 손실됐던 근육을 빠르게 되살린 패럿은 복귀전이었던 2019년 노르웨이 X 게임 빅에어에서 우승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어 베이징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로 열렸던 2020 X게임에서도 슬로프스타일, 빅에어 금메달을 휩쓸며 성공적인 재기를 알렸다. 그리고 마침내 올림픽에서 생애 첫 금메달이자 캐나다 선수단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암을 겪기 전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더 좋다”고 말한 패럿은 “내가 생각해도 기적같은 일이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패럿은 오는 15일 빅에어 경기에 출전해 두번째 기적에 도전한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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