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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증·부작용 없는 꿈의 치료제 ‘전자약’…어느새 600억달러로 성장
2013년 첫 등장…치료 필요한 부위에만 작용
매년 10%씩 성장…2029년 600억달러 전망

와이브레인의 뇌질환 전자약

디지털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전자약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통증과 부작용이 없다는 장점으로 ‘꿈의 치료제’로 불리는 전자약은 비만, 수면무호흡과 같은 질환을 넘어 관절염, 암까지 적용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2017년 프랑스 국립인지과학연구소 연구진은 교통사고로 15년간 의식이 없던 환자의 신경에 3개월 동안 전기자극을 주어 환자의 의식을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전자약의 가능성이 전 세계적으로 인식되는 계기가 됐다.

전자약(electroceuticals)은 전자(electronic)와 약(pharmaceutical)의 합성어로 전기‧초음파‧자기 등의 자극을 이용해 특정 부위에 선택적 작용이 가능한 의료기기를 말한다. 전자약은 미국의 ‘갈바니’라는 회사가 2013년 처음 쓰기 시작한 용어다. 갈바니는 GSK와 구글의 헬스케어 자회사 베릴리가 8000억을 출자해 만든 헬스케어 전문회사다.

특히, 기존 약들은 혈관을 타고 돌면서 원하지 않는 부위에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지만, 전자약은 치료가 필요한 특정 부위만 선택해 자극하기 때문에 인체에도 안전하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 이런 장점으로 인해 전자약의 영역은 우울증, 치매 등 뇌질환과 류머티즘 관절염 같은 자가면역질환, 최근에는 항암제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시장도 매년 성장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IDTechEx는 전자약 시장이 매년 10% 이상 성장해 2029년에는 6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기원 와이브레인 대표는 “현재 전자약 시장 규모는 5조원 규모로 보고 있다”며 “대부분의 시장은 수술기반과 항암효과에 한정돼 있지만 우리 회사 모델이 확산된다면 시장규모는 더 확대될 것으로 본다. 특히 우울증과 치매 질환에 전자약이 도입이 되면 시장은 훨씬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전자약 개발이 이제 막 시작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여러 기업이 전자약을 상용화 단계까지 끌어올렸다.

2019년 미국 전자약 기업 노보큐어는 기존 항암제와 병용 치료하는 뇌종양 치료 전자약에 대해 FDA 승인을 받았다. 뇌종양 억제에도 전자약의 효과를 입증한 것이다. 또 미국 인스파이어 메디컬 시스템스는 2014년 기도의 신경을 자극해 수면무호흡증 치료, 미국 엔테로메딕스는 중증 비만을 치료하는 전자약을 개발해 2015년 FDA 승인을 받았다. 또 칼라헬스는 손목시계 형태로 말초신경을 자극해 파킨슨병을 치료하는 전자약을 개발해 2019년 FDA가 허가를 내줬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전자약도 FDA의 긴급승인을 받았다. 미국 뉴저지주의 일렉트로코어사가 개발한 미주신경 자극기인 ‘감마코어 사파이어’는 호흡곤란을 겪는 급성 코로나 환자에게 기존 약물이 듣지 않을 때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을 받았다.

최근 우리 정부도 전자약 육성에 나서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전자약 산업육성을 위한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면서 올해부터 본격적인 산업육성에 나선다고 밝혔다.

와이브레인 이기원 대표는 “올해 전자약 가이드라인을 발간할 예정이며, 전자약 전문학회도 발족하는 등 의학과 산업계가 함께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손인규 기자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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