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참가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바이애슬론 대표팀 선수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호텔에 격리돼 받은 부실한 도시락. [발레리아 바스네초바 선수 인스타그램]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5일 연속 아침·점심·저녁으로 먹고 있는 음식” (발레리아 바스네초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호텔에 격리돼 있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가 선수가 부실한 식단에 불만을 터뜨렸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바이애슬론 대표팀 선수인 발레리아 바스네초바는 지난 5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매끼니 받고 있는 똑같은 메뉴라며 도시락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도시락엔 파스타 한 줌과 소스, 반으로 자른 알감자 다섯알, 말라 비틀어진 고기 등이 들어있다.

바스네초바는 “다른 음식은 먹을 수가 없어 파스타 하나로 버틴다”며 “배가 아프고 안색이 창백해졌다. 눈가엔 다크서클이 생겼다. 몸무게가 줄면서 뼈가 드러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너무 힘들다. 더 이상 흘릴 눈물도 없다”고도 덧붙였다.

발레리아 바스네초바 선수가 받은 도시락(왼쪽)과 같은 호텔에 묵는 러시아 선수단 의사가 제공 받은 도시락(오른쪽). [인스타그램]

그는 같은 호텔 다른 층에 묵고 있는 러시아 선수단 의사가 받는 식단이 확진자 식단과 확연히 다른 점도 꼬집었다. 선수단 의사가 받는 도시락 사진엔 볶음밥과 샐러드, 토마토계란볶음을 비롯해 삼색 과일이 포함돼 있다.

바스네초바는는 “이해할 수 없다. 우리가 선수라서 이런 대접을 받냐"며 분개했다. 부실 도시락이 논란이 된 이후 바스네초바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후 러시아 바이애슬론팀 대변인이 SNS를 통해 개선된 식단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 올림픽의 음식 문제는 다른 국가 선수단의 입을 통해서도 수차례 불거졌다. 독일 대표팀의 크리스티안 슈바이거 코치는 "음식 제공(catering)이 매우 의문스럽다"며 "사실 음식도 아니기 때문"이라고 대회 조직위원회를 직격했다. 그는 "(속을 덥힐) 따뜻한 음식이 하나도 없고, 칩 종류 과자나 땅콩, 초콜릿이 전부다. 최고 기량을 펼쳐야 하는 종목 선수들에게 관심 부족을 여실히 드러낸다"고 비판했다.

한국은 대한체육회의 급식 지원센터 도시락을 공수해 선수단의 끼니를 제공하고 있다. 베이징 선수촌에서 15분 정도 떨어진 호텔에서 한식 도시락을 만들어 배달하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