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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월급보다 더 오른 물가와 세금, 서민은 마이너스의 삶

“최근 5년간 직장인 월급보다 물가와 세금이 더 올랐다”는 한국경제연구원의 조사(2016~2021년 고용노동 데이터 분석) 결과는 팍팍해진 서민의 삶을 그대로 보여준다. 월급이 올라봐야 더 크게 늘어나는 지출로 가계부의 수지는 악화됐다는 것을 수치로 입증해주기 때문이다.

지난 5년간 서민들의 삶은 고되기 그지없었다. 이 기간 직장인의 월평균 임금(1인 이상 사업체)이 오르긴 했다. 310만5000원에서 365만3000원이 됐다. 금액으로는 54만8000원이고, 17.6%의 상승률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각종 세금과 사회보험금 부담도 36만3000원에서 50만7000원으로14만4000원(39.4%) 늘어났다.

지난 10년간 전혀 과표 구간을 손대지 않은 근로소득세의 부담은 직장인들에겐 고통스러운 허들이다. 연 8800만원 이상의 고소득자들의 세율을 올리기만 했을 뿐, 그 이하 직장인들의 소득과표 구간과 차등 세율은 여전히 그대로다. 월급이 오르면 자동으로 세금도 더 내게 되는 셈이다. 그러니 지난 5년간 근로소득세 평균이 10만2740원에서 17만5260원으로 70.6%나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다 건강보험을 비롯한 고용보험 등 각종 사회보험도 마찬가지다. 고령화로 인한 의료비 지출 증가, 보장 범위 확대는 물론 실업급여 기준 확대 등의 이유로 보험요율은 계속 오르기만 한다.

그렇다 해도 임금 상승으로 인한 실제 증가액은 40만4000원이나 된다. 한 해에 고작 10만원도 안 되는 금액이지만 제자리 걸음은 아니다. 문제는 그게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실질 소득 증가가 미미한 상태에서 식료품·신선식품·주류·담배 등을 포함한 생활물가지수는 21%나 올랐다. 이를 고려하면 지난 5년간 직장인의 유리지갑은 완전히 마이너스다. 월급이 적어 먹고사는 데 쓰는 비용이 큰 서민은 더욱 그렇다.

게다가 이 같은 상황이 앞으로 나아지기는커녕 점점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과거 5년 물가상승률의 대부분은 지난해의 영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0~1%대의 물가가 2%대 중반으로 뛰었고 올해는 3%대 중반이다. 생활물가는 더하다. 1월 외식 물가상승률은 5.5%다. 거의 13년 만에 가장 높다. 냉면에 이어 대표적 서민음식인 칼국수도 이제 1만원 시대다. 짜장면도 6000원이 바닥이다.

물론 소득 있는 곳에 세금도 있어야 한다. 부담자인 동시에 수혜자인 직장인들이 사회안전망 구축에 기여하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소득 증가 속도보다 제세공과금과 물가의 부담 증가 속도가 더 빨라서는 곤란하다. 그건 삶의 기초를 무너뜨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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