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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닷컴볼 시대 지고…가상자산, 美슈퍼볼 광고판 ‘싹쓸이’
코인베이스·크립토닷컴·FTX 등
초당 2.8억원 브랜드 홍보 광고전
오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슈퍼볼’의 광고전이 뜨겁다. 올해는 가상자산 관련 기업 3곳이 슈퍼볼 공식 후원 광고사로 붙었다. 사진은 지난 1일 소파이 스타디움 내 전광판 모습. [EPA]

전세계 기업 광고의 격전지 미국 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Super Bow)’ 광고전에 가상자산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다.

한 때 ‘닷컴 볼’로 불리울 정도로 슈퍼볼 광고를 점령했던 구글, 아마존 등 닷컴 기업들은 가상자산에그 자리를 내줬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는 13일 로스앤젤레스(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LA램스와 신시내티 벵골스가 맞붙는 제 56회 슈퍼볼 경기에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글로벌, 가상자산 결제플랫폼 크립토닷컴, 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소 FTX 등이 광고를 내보낼 예정이다.

캐나다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바이(BitBuy)는 캐나다 중계방송 시간에 광고한다. 슈퍼볼 광고는 경기 전후로 보통 60여편의 광고가 나가는데, 비싸기로 유명하다. 올해 중계방송사인 미국 NBC에서 30초 짜리 광고단가는 700만 달러(84억원)에 이른다. 초당 2억 8000만원이 드는 셈이다. 이는 지난해 30초 당 650만달러 보다 더 오른 것이다. 이렇게 막대한 돈이 드는 슈퍼볼 광고는 종종 그 시대에 투자 열기가 가장 뜨거운 분야를 반영하곤 하는데,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지고자 하는 브랜드가 과거 인터넷 기업에서 올해 가상자산 거래소로 바뀌었다고 WSJ가 지적했다.

샘 뱅크먼 프라이드 FTX 창업자는 슈퍼볼에 광고하는 이유에 대해 “우리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방법”이라며 “장소 관점에서 보면 이 보다 더 높은 인지도를 지닌 곳을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슈퍼볼에 광고하지 않는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는 7일부터 슈퍼볼 광고에 참여한 경쟁사들을 비판하는 내용의 광고를 시작할 예정이다. 바이낸스는 새 광고에서 사람들이 가상자산 투자의 위험성에 대해 스스로 배울 것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담는다.

또 미국 맥주 제조사 몰슨쿠어스는 ‘밀러 라이트’ 광고를 슈퍼볼 경기 기간 중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플랫폼 ‘디센트럴랜드’에 있는 바에 가상으로 노출하는 방식으로 가상자산 인기에 편승한다. 슈퍼볼 맥주광고 독점권을 ‘버드와이저’로 유명한 경쟁업체 앤호이저 부시 인베브에 뺏기자 내놓은 고육지책이다.

가상자산 분야 기업들은 이미 각종 스포츠 행사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크립토닷컴은 세계 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원(F1), 세계 이종 종합격투기 대회 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 미국 프로농구(NBA)에 광고 중이다. NBA의 LA 레이커스 홈구장인 스테이플스 센터는 지난해 11월 크립토닷컴과 7억 달러(약 8300억 원)에 20년 장기 사용 계약을 맺고 경기장 이름을 ‘크립토닷컴 아레나’로 바꿨다. 크립토닷컴은 최근 광고 캠페인에는 유명 헐리우드 배우인 맷 데이먼을 출연시켰다.

NBA의 마이애미 히트 홈구장 역시 작년 3월 1억 3500만달러(약 1500억원)에 FTX 아레나로 명칭 변경했다. 컨설팅업체 IEG에 따르면 가상자산 관련 기업들이 올해 북미 지역 스포츠 행사 광고와 후원에 쓰는 비용은 모두 1억 6000만달러(1919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항공업계나 주류업계의 규모를 뛰어넘는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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