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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소속에 감춰진 무서운 충격” 한국인 발병 세계 1위 ‘어쩌나’
'2019 미스 USA'로 뽑혔던 체슬리 크리스트(30)의 모습. 우울증을 앓고 있던 그녀는 뉴욕 맨해튼 60층 건물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자신도 모르는 우울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한국의 불명예 1위가 있다. 바로 우울증이다. 코로나19로 우울증을 겪고 있는 한국인들이 크게 늘고 있다. 사람들은 종종 갈등, 폭력 등 지나친 스트레스를 겪는데, 이러한 스트레스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우 우울증과 같은 심각한 정신 질환으로 나타난다.

특히 한국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우울증 유병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대한신경과학회은 한국인 10명 중 약 4명이 코로나19로 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이는 OECD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우울증의 대표적 증상인 불면증은 잠에 쉽게 들지 못하고 잠들더라도 자주 깨는 증상을 보여 수면질 저하를 초래한다. 수면 질이 저하되면 면역력 또한 약해지기 때문에 각종 전염성 질환에 걸릴 위험도 높아진다.

최근에는 흑인 여성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미국 최고 미인 자리에 올랐고, 변호사로 활발히 활동하던 여성 ‘체슬리 크리스트’가 자살을 하는 사건이 벌어져, 큰 충격을 줬다. 그녀의 완벽했던 미소 속엔 누구도 알아채지 못한 깊은 우울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녀는 주변은 물론 자신조차 속일 만큼 ‘고기능성 우울증(high-functioning depression)’을 앓고 있었다.

고기능성 우울증이란 겉으로는 생산적이고 성공적인 인생을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것을 일컫는다. 사회적인 활동과 인간관계 모두 원만해 우울증의 징후를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내면에서는 심각한 고립감과 고통을 겪고, 완벽주의자인 당사자가 우울증 자체를 용인하지 않아 더 위험할 수 있다.

[123RF]

우울증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은 우울증을 유발하는 과정과 원인에 대한 연구결과를 잇따라 발표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뇌연구원 구자욱 박사 연구팀은 사회적 스트레스 상황에서 우울증을 일으키는 새로운 기전을 규명했다. 연구진은 군대 폭력, 학교 폭력 등을 유사 모델화한 ‘사회 패배 스트레스’에 생쥐를 10일간 노출시켰다. 스트레스에 취약해 우울증 행동을 보이는 쥐는 글루타메이트(흥분성 신경전달물질)성 신호전달이 감소돼 있음을 확인했다.

구자욱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우울증 및 자살사고 예방 치료와 항우울제 신약개발에 관한 좋은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서울센터 허송욱 박사 연구팀은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신체 염증이 우울증을 유발하는 과정을 실시간 생체영상기술을 통해 규명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신체 염증이 뇌로 전이돼 우울증을 유발하는 과정을 최초로 증명했다.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 환자들의 우울증에 대해서도 새롭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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