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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약 줍줍도 시큰둥…무더기 미달에 n차 접수까지 성행 [부동산360]
‘에비뉴 청계1’ 6번째 줍줍 예고
분양 당시 높은 경쟁률에도 계약 포기 속출
대구선 무순위 청약서도 줄줄이 미달
주택가격 하락 전환에 대출규제 강화 영향
“입지·분양가 따라 양극화…신중하게 청약해야”
대구한 아파트 건설 현장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아파트 분양시장이 한풀 꺾이면서 한때 로또로 불렸던 ‘줍줍(무순위 청약)’ 물량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마저도 미달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순위 청약에서 수십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도 또다시 미계약분이 나와 n차 접수에 나서는 단지도 나오고 있다. 분양시장 내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숭인동 ‘에비뉴 청계1’은 오는 8일 6번째 무순위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5월 분양 당시 99가구 모집에 최고 96.7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지만 높은 경쟁률이 무색하게 절반 이상인 56가구가 미계약분으로 나왔고 5차례에 걸친 무순위 청약에도 아직 3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같은 동에서 지난해 7월 분양한 ‘에비뉴 청계2’와 비슷한 시기 입주자를 모집한 동대문구 장안동 ‘브이티스타일’도 각각 세 차례, 네 차례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청약 당시 평균 20.3대 1, 35.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음에도 계약포기가 속출한 것이다.

나홀로 아파트나 초소형 아파트, 비브랜드 아파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대단지나 대형건설사 공급단지도 무순위 청약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11월 2만4000여개의 청약통장이 쏟아졌던 인천 연수구 ‘송도자이 더 스타’는 전체 1533가구 중 30% 넘는 530여가구가 당첨을 포기했고 84가구가 무순위 청약 물량으로 나왔다. 지난 3일 진행한 청약에서 9.1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지만 실제 계약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무순위 청약에서조차 무더기 미달이 나온 사례도 여럿이다. 대구 동구 신암동 ‘동대구역 센텀 화성파크드림’은 일반분양분 952가구 중 290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지난 3일 진행했으나 4가구 모집에 4명이 청약한 전용면적 111.3㎡를 제외하고는 모두 미달됐다. 지난달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부산 사하구 ‘사하 삼정그린코아 더시티’도 7개 주택형 총 122가구 모집에서 2개 주택형만 마감됐다.

무순위 청약은 정당계약 이후 모집 가구 수의 최대 500%까지 뽑는 예비 당첨자를 대상으로 하는 추가 계약을 진행하고도 남는 미계약분 또는 계약 취소·해지분에 대해 진행된다. 추첨으로만 당첨자를 선정하기 때문에 가점이 낮은 수요자에게는 내 집 마련의 기회로 여겨진다.

최근 무순위 청약의 인기가 시들해진 데는 청약 자격요건이 까다로워진 탓도 있지만 주택시장 관망세가 짙어진 영향이 크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집값 고점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 가격 흐름이 속속 하락세로 전환하고 있는 데다 대출규제 강화와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자금 마련까지 어려워지면서 청약 열풍이 잦아든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단 넣고 보자는 식의 ‘묻지마 청약’에 나섰다가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입지여건이나 분양가 등에 따른 분양시장의 양극화가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무분별하게 청약했다가는 향후 재당첨 제한 등의 제약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수요자들도 청약에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이들은 제언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잔금대출 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기존 대출이 있는 수분양자라면 분양대금 마련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고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상환 부담까지 커지면서 수요자도 전보다 청약통장 사용에 신중을 기할 것”이라며 “입지와 분양가별 온도 차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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