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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원자재·주택경기’…트리플 리스크에 추락하는 건설업계
중대재해처벌법 등 규제 강화로 원가 대폭 상승 불가피
시멘트와 철강 가격도 연초부터 들썩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건설 업계가 새해 시작부터 어려움에 빠졌다. 계절적 요인에 법·제도적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현장이 사실상 마비된 상황에서, 시멘트와 철강 등 원자재 가격도 다시 급등하고 있다. 금리 인상과 대출규제까지 더해지며 주택 경기의 부진도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4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74.6으로 전달보다 17.9포인트 하락하며 1년5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추위와 관공서 및 민간 신규 발주가 감소하는 계절적인 영향을 감안해도 이례적으로 큰 하락폭이라는 분석이다.

철근 작업이 진행 중인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 모습 [연합]

박철한 연구위원은 “통상 1월에는 연말에 비해 공사 물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지수도 전월 대비 5∼10포인트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번에는 평소보다 10포인트 정도 더 떨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이례적인 건설경기 위축 요인 중 하나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 꼽힌다. 특히 법 시행 직전 발생한 건설 현장의 대형 사고가 해당 업체는 물론, 전체 건설 현장까지 크게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런 여파는 지방, 그리고 중소 건설업체에 더 크게 불어닥쳤다. 건산연의 1월 조사에서 대형 건설업체들의 BSI가 9.6포인트 하락할 때 중견기업은 20.0포인트가, 또 서울 건설기업들이 3.2포인트 하락할 때 지방기업은 33.3포인트가 하락했다. 중견·지방 건설업체들의 체감 경기는 말 그대로 ‘한파’ 그 자체라는 말이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SH공사가 공개한 건설원가를 바탕으로 추정한 결과, 건설 관련 안전 규제 강화로 약 25%의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아파트 하나를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공사과정 중 기초, 철근콘크리트 공사 등 10개 공종에서 원가가 증가한 결과다.

여기에 연초 시멘트와 철근 등 건축 필수 자재들의 가격 인상도 이어지고 있다. 시멘트의 경우 연초 납품 가격이 약 18%가량 상승했다. 인도네시아의 유연탄 수출 규제에 따라 유연탄이 필수인 시멘트 제조 원가도 급등한 것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오른 가격에도 시멘트 수급 자체가 타이트한 상황”이라며 “연초 석유 및 가스 등 각종 에너지 가격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당분간 시멘트 가격 상승세는 더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철근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한 차례 중국발 글로벌 가격 인상 파동을 겪었던 철근 가격은 연초에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공사 현장에서 많이 사용되는 고장력 10㎜ 기준 철근 가격은 최근 톤당 100만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6월 톤당 80만원에서 6개월만에 20만원 가량 오른 것이다.

여기에 국내 철강 회사들이 빠르면 2분기부터 전기료 인상 등을 이유로 출고가격 추가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시장 가격도 한동안 추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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