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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TV토론 첫발, 양자 형식 접목 심층성·변별력 강화해야

여야 대선후보 4인 간 첫 TV토론이 3일 첫발을 뗐다. 양강을 형성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이 선거일을 한 달여 앞두고도 초박빙이라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이날 지상파 3사의 시청률 총합이 40%대에 육박한 것은 유권자들이 대선후보들의 열띤 토론을 기다렸다는 방증이다. 아직도 표심을 정하지 못한 스윙 보터가 30%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후보들의 자질과 능력을 한꺼번에 비교하고 검증할 수 있는 TV토론은 대선의 향방을 가르는 변곡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4인의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 부동산과 외교·안보, 일자리·성장 등의 주제를 놓고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며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였다. 윤 후보는 검사 출신답게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을 날카롭게 추궁해 코너로 몰아넣었다. 이 후보는 ‘깜짝 대선후보’인 윤 후보에게 블루수소, RE100 등 신재생에너지 전문용어를 들이대며 준비되지 않은 후보임을 부각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양강 후보가 표를 잃을까 기피하던 연금개혁 이슈를 정면 거론하며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든 초당적인 개혁작업에 착수한다’는 공동 선언을 끌어내는 성과를 올렸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자신이 천착해온 양성평등, 노동, 양극화 분야에서 전문성을 드러내며 준비된 후보임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녹취록’ ‘황금 의전’ 등 배우자와 관련한 의혹으로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네거티브전을 피하고 정책 경쟁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다자토론은 짧은 시간에 후보별 자질과 능력을 비교하기 용이하지만 심층적 토론이 어렵고 후보들의 변별력을 파악하는 데 역부족이라는 단점도 분명하다. 120분간 진행된 첫 TV토론에서 후보들은 좋은 이미지를 심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각 후보에게 주어진 시간은 평균 20분에 불과하다. 공동 질문에 5분씩, 주도권 토론에 7분씩이 주어지는 형식이어서 본론을 전개하기도 전에 끊어지는 경우가 허다했다. 시간적 제약으로 기계적 균형만 이루는 ‘수박 겉핥기’식 토론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중앙선관위의 4자 법정토론이 오는 21일(경제)·25일(정치)과 3월 2일(사회)에 진행될 예정이다. 하나의 주제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심층성이 보완될 수 있으나 2시간이라는 시간적 제약은 여전하다. 각 후보의 변별력을 지켜보려면 토론이라는 사각의 링에서 숨을 곳이 없는 양자 토론을 늘릴 필요가 있다. 양강 후보만이 등장하지 않도록 형평성을 기하면서 1대 1 토론을 진행한다면 문제 될 것이 없다.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기 위해서라도 더 나은 형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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