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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침공 구실 날조 위해...러, 가짜 공격영상 제작 모의”
“파괴된 군장비에 가담 배우도 모집”
WP 등 美정보당국 발언 인용보도
러시아와 벨라루스 군대의 탱크가 합동군사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가 지난 2일 배포한 사진이다. AP]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의 구실을 날조하려고 준비 중이며, 여기엔 그래픽 이미지 등을 사용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에 대한 가짜 공격을 묘사하는 영상이 포함돼 있다고 미국 언론이 정보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CNN 등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은 러시아 정부가 자국 정보국의 도움을 받아 이런 선전 영상을 만드는 걸 계획해왔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WP는 친(親)러시아 분리주의자가 많은 우크라이나 동부 뿐만 아니라 러시아에서도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 사상자가 발생하는 구성이라며, 러시아 고위층이 승인한 거라는 미 당국자의 말을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어를 쓰는 이들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대량학살을 비난하려는 의도로 영상을 사용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미 행정부 고위 관리는 CNN에 러시아는 이미 가짜 공격에 가담할 배우도 모집했다고 설명했다. 시체와 조문객, 파괴된 군장비 등이 나오는 영상엔 민간인 사상자도 포함돼 있어 이게 전파를 타면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분노를 대중에게 일으켜 러시아로선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는 명분으로 쓸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당국자는 “이 영상은 러시아 안보에 대한 위협을 강조하고 군사작전을 뒷받침하기 위해 공개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작전을 시작하고 정당화하는 데 필요한 명분을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조작된 공격 영상에 쓰인 군사장비는 우크라이나 또는 동맹국의 것으로 보이게 제작된 걸로 판단하고 있다. 한 당국자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인 터키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드론 이미지가 영상에 포함될 수 있다”며 “나토를 연루시키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정보를 공개키로 했다. NYT는 이에 대해 러시아의 계획을 무산시키고 침공 계획을 지연시키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에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 국장은 이날 이 정보를 의회에 보고했고, 미국은 동맹국과 공유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 주변에 10만명 이상의 병력을 집결시킨 상태다. 미 백악관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정했다는 징후는 없지만 러시아 정부의 사전 계획에 대한 증거는 있다고 밝혔다고 WP는 썼다.

크렘린궁은 우크라이나 침공 준비 사실을 부인하며 러시아 안에서 원하는 대로 군대를 이동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홍성원 기자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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