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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마스크 구두 닦기 제격"…무료배송비 폭탄 맞은 日정부 '눈물의 재고떨이'
2020년 5월 27일에 일명 아베노마스크를 쓰고 있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AP]

[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아베 신조가 전 일본 총리 시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으로 만들었던 ‘아베마스크’가 예상 밖 인기로 100억원 대 무료 배송비가 소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3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아베마스크 희망자에게 전달하는 배송비가 10억엔(약 105억원)에 이를 것이란 계산이 나왔다.

일본 정부는 8000만 장의 아베마스크를 재고로 보관중인데 이를 전부 소각 처분하게 되면 6000만엔(약 6억 3180만원) 소요되는 것으로 계산돼 차라리 소각이 더 낫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코로나19가 처음 확산한 2020년 3월 아베 전 총리는 마스크 부족 사태에 거즈로 된 마스크 2억6000장을 제작해 배포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마스크는 어른의 코와 입을 겨우 가리는 옹색한 모양새에 불량품도 많이 나와 국민들의 외면을 받았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아베마스크 보관비만 6개월 남짓에 약 6억엔(약 63억원)에 이른다는 점을 들어 지난해 12월 폐기방침을 밝혔다. 다만 희망자에 한해 무료 배포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예상 밖으로 찾는 이들이 많았다. 희망 수요는 재고량보다 훨씬 많은 2억8000만 장 가량. 방역 수단으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한 건 아니다. ‘구두 닦는 데 이만한 게 없다’ ‘의료용 거즈로 사용해도 괜찮다’, ‘식물을 키우는데 좋다’는 등의 조롱성 반응이 잇따랐다.

의도야 어찌됐던 희망자들에게 약속대로 무료 배송은 해야 하는데 비용이 만만찮다는 계산이 나온 것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츠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후생노동성에서 (신청 수량) 집계 작업 중으로 앞으로 1개월 안에 조사를 끝낸 뒤 배포 방법 등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이 때문에 현시점에서 배송 비용을 계산하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다.

경제 저널리스트 오기와라 히로코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실정의 대가가 국민 부담으로 바뀌고 있다"며 "연금은 줄어들고 사회보험료 부담은 늘어나고 물가는 오르는 상황에서 옛날 같으면 민란이 일어나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min365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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