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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인도 주식도 ‘답없다’…고금리 찾아 은행으로 몰리는 돈
시중은행 정기예금 11조8000억원 증가
인터넷은행도 수신 유입 급증
기준금리 인상에 인센티브 효과
[123rf]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지난달 정기예금이 11조원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주식시장과 가상자산 시장의 동반 부진이 이어지면서, 시중에 갈 데 없는 자금이 은행 정기예금으로 몰렸다는 관측이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은행의 예금 금리 상승 역시 이같은 ‘역머니무브’에 힘을 실었다.

“코인도, 주식도 답 없다”…갈 곳 잃은 돈, 은행으로 몰린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1월 5대 시중은행(KB·신한·우리·하나·NH농협) 정기예금은 전달 대비 11조8400억원 늘어났다. 인터넷은행 역시 카카오뱅크가 같은 기간 1조3020억원, 케이뱅크가 4600억원씩 수신이 불어나면서 은행으로의 자금 이동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했다.

요구불예금 등을 포함한 총수신도 1800조원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5대 시중은행 총 수신액은 1788조5520억원으로 전년 동기(1657조6256억원) 대비 130조9265억원 늘었다.

시중은행 정기예금의 경우 지난해 10월 20조원대 증가폭을 기록한 뒤 증가세가 다소 주춤했다. LG에너지솔루션으로 대표되는 대형 공모주 청약 이벤트가 이뤄지면서 전달과 직전달을 전후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금융 소비자들이 정기예금을 해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기준금리가 11월과 1월 두 차례 오르면서 예금금리 인상이 가속화되고 주식, 코인 등 다른 자산시장의 하락세가 두드러지면서 유입이 뚜렷해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직전인 7월 말(0.5%)과 지난달 말(1.25%)을 비교했을 때 5대 시중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무려 42조6495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3200선에서 2700선으로 500포인트 가량 주저 앉았고, 비트코인 시세도 지난 11월께 8000만원을 웃돌다 4500만원 수준으로 반토막이 났다.

이런 상황해서 은행권은 예적금 금리를 적극적으로 올리며 수신을 장려했다. 현재 2%대 정기예금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고, 인터넷은행들은 모두 2% 수준으로 예금과 수시입출금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 의정부에 거주하는 문모(29)씨는 “연말정산 환급금과 퇴직금이 생기면 주식이나 코인 투자를 하려했으나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서 예적금 상품을 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올라가면서 예적금 금리가 인상된 영향이 있어 보인다”면서 “1월 말 명절연휴와 함께 성과급 등 연말 인센티브가 제공되면서 자금 유입이 늘어난 것도 같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통상 연말에 정기예금 만기가 도래하고 연초에 가입이 늘어나는 현상도 정기예금 잔액 규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또 인상?…‘예금 전성시대’ 당분간 계속될 것

물가 상승세가 좀체 잡히지 않으면서 기준금리 추가인상이 거론됨에 따라 은행권으로의 자금 유입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이달 3일 공개한 ‘2022년 제1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이주열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중 3명이 추가 인상을 거론했다. 한은은 지난해 7월부터 총 3차례(0.75%) 기준금리를 인상한 바 있는데,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 위원은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6%를 기록했는데, 기대인플레이션과 물가 간 상호 작용을 통해 물가 오름세가 장기화할 가능성을 고려할 때 기대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시중 유동성도 아직 과도하게 높은 수준이라 생각한다”며 “가계대출의 경우 여전히 초과 수요가 존재하고 금융기관의 연초 대출 재개 움직임을 생각하면 아직 대출 증가세가 안정화됐다고 보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다른 위원도 “실물경제 회복세와 물가 흐름, 금융시장 상황, 기준금리 인상의 파급 효과,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가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의 추이 등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기준금리가 점차 중립금리 수준에 근접해 갈 수 있도록 통화정책의 정상화 과정을 조심스럽게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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