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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속 손예진까지… 온 가족이 고통 받는 슬픈 ‘병’ 치료 가능해질까?
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에서 치매에 걸린 여주인공을 맡았던 배우 손예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60대뿐만 아니라 요즘은 20~30대도 걸린다는 무서운 질환 치매 한의학으로 치료할 수 있을까?”

2004년 개봉한 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 여주인공으로 나온 배우 손예진은 27살의 젊은 나이에 알츠하이머(치매) 판정을 받고 자신의 행복했던 기억을 서서히 잃어버린다. 다른 질병과 달리 24시간 밀착 간병해야 하기 때문에 치매환자 돌봄은 온 가족을 힘들게 하는 고통이다.

치매(알츠하이머)는 전 세계적으로 약 1천만명이 앓고 있는 대표적 난치성 뇌질환이다. 아직까지 정확한 발병원인도 모르고 근본적 치료제도 없다. 미국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 도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걸려 생전 고생했던 것으로도 알려진 병이다.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치매환자는 약 70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해당 연령대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 최근들어서는 젊은 세대로 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같은 난치성 질환 치매를 한방으로 치료할 수 있게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한의학 분야에서 치매 치료와 관련된 새로운 연구개발 성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 고영훈 박사 연구팀은 기존 한약제제 가운데 소화 기능 개선의 목적으로 처방되는 ‘반하사심탕’에서 인지 개선 효과를 확인하고 관련 기전 및 효능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실험적 효능 근거를 통해 기존 처방의 새로운 적용 질환을 찾은 것이다.

한약 처방 이미지.[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

연구팀에서는 복합적인 발병 원인을 가지고 있는 알츠하이머형 치매 치료에 응용할 수 있는 처방을 찾기 위해 개별 한약재의 신경염증 억제 효능, 신경세포 보호 및 증식 효능, 에너지대사 활성화 기능 등을 복합적으로 평가했다. 수많은 처방을 일일이 평가하는 것 대신 처방의 구성이 되는 주요 약재들의 생물학적 활성을 평가하고, 최적의 약물을 재조합해 이와 가장 유사한 처방을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찾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인지기능을 저하한 실험 쥐에게 반하사심탕 투여하며 수중미로 탈출 실험을 수행한 결과 탈출 시간 및 거리가 짧아진 것을 확인했고, 실험 쥐의 해마 및 대뇌피질 조직에서 신경염증으로 사멸되는 신경세포 수도 정상 수준으로 개선됨을 밝혀냈다.

고영훈 박사는 “선별된 인삼(人蔘), 반하(半夏), 황련(黃連)을 포함한 반하사심탕을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 자문을 거쳐 인지 기능 개선 후보 한약제제로 발굴할 수 있었다”면서 “현재 식약처의 임상시험계획승인신청(IND)을 거쳐 현재 인지 기능 개선 효과 확인을 위한 허가용 2상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또 한약소재를 연구개발하는 국내 바이오업체인 청뇌H&D는 한약 추출물 성분의 치료물질에 대한 동물모델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 저널’에 게재하기도 했다.

이 회사에 따르면 치매를 유발한 동물 모델에서 한약 추출물을 주입한 결과, 치매 발병원인물질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플레이크’를 유발하는 효소 작용을 차단하고, 뇌의 면역증강 효소를 활성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진호 청뇌H&D 대표는 “한약 추출물 성분으로 치매 증상개선과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이 치매로 발전되지 않도록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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