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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한구 통상본부장, ‘설 연휴 반납’ 美서 철강232조 개선 ‘광폭 행보’
미시간·메릴랜드 등 美 주지사 10명 잇따라 면담서 협조 요청
지난 25일부터 내달 2일까지 현지서 아웃리치 전개
“美·EU간 新철강거래 비해 韓에 ‘공정하지 않다’” 피력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페이스북 캡쳐화면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미국을 방문 중인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우리 철강제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의 개선을 위해 광폭 행보를 전개하고 있다.

여 본부장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주말에는 워싱턴 D.C.에서 2년 만에 대면으로 개최된 전미주지사협회(NGA)에 참석해 미시간, 메릴랜드,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캐롤라이나, 콜로라도, 캔자스, 네바다, 위스콘신, 오레곤, 뉴멕시코 등 10개 지역의 주지사를 만나 철강 232조 조치 개선에 대한 지지와 협조를 당부하고,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에 대한 차별없는 지원과 혜택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날 산업부에 따르면 여 본부장은 설 연휴를 반납하고 지난 25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미국 워싱턴 D.C.에서 머무를 예정이다. 이 기간동안 철강 232조 조치 개선 협상을 비롯해 미 주도의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구상 협의, 공급망·기술·디지털·기후변화 등 양국간 통상협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여 본부장은 “미시간주는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합작으로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립을 발표, SK실트론은 지난해 7월 실리콘카바이드 웨이퍼 생산 시설 확대를 발표하는 등 배터리·반도체 등 핵심 공급망 품목에서 우리 기업의 진출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레천 휘트머(Gretchen Whitmer) 주지사를 만나 미시간주와 한국의 활발한 무역‧투자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또 여 본부장은 “‘한국 사위’로도 알려져 있는 래리 호건(Larry Hogan) 메릴랜드 주지사와 면담, 메릴랜드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노바백스의 백신이 한국에서도 생산 중인 것을 강조하고, 향후 바이오제약 분야에서의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 가능성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헨리 맥메스터(Henry McMaster) 주지사와의 면담에서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가 우수 기업을 유치하고자 비즈니스 친화적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삼성전자 등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현지 투자 및 운영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여 본부장은 민주당주지사협회(DGA)의 의장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로이 쿠퍼(Roy Cooper)와의 면담에 대해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진출한 효성, LS산전, 두산중공업 등 우리 기업들의 노스캐롤라이나주 경제에 대한 기여와 추후 협력관계를 넓혀가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여 본부장은 “수잔 엘리엇(Susan Elliot) 미국외교정책협의회(NCAFP) 회장을 만나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에 따른 한미 양국의 대외경제정책 방향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내 200여개 대기업 CEO로 구성된 경제단체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의 조슈아 볼튼(Joshua Bolten) 회장을 만나 인태 지역 내에서의 공급망·기술 등 주요 분야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철강 232조 개선과 관련한 미국 업계의 협력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 본부장은 28일(현지시간)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Politico)’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EU간의 새로운 철강 거래에 비추어 한국에 공정하지 않다”면서 “2018년산 철강 수입 협정을 재협상하기를 원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는 이미 EU와 맺은 합의와 유사한 협상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일본, 영국과의 대화에 합의했다”면서 “그렇게 되면 한국은 국제 철강 무역에서 가장 큰 경쟁국 중 세 곳에 큰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앞서 여 본부장은 지난 27일 진행된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의 양국 통상장관회담에서 “미국의 철강 232조치 개선 필요성에 대해 그간 여러 차례 논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진전이 더딤에 대해 국내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 조속히 개선돼야한다”고 요청한 바 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8년 3월 ‘국가안보 위협’을 명분으로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미국이 수입하는 EU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2018년 철강 관세 협상 당시 25% 관세 부과를 면제받는 대신 철강 수출을 직전 3년 평균 물량의 70%로 제한하는 쿼터를 받아들였다. 이로 인해 2015∼2017년 연평균 383만t이던 한국산 철강의 대미 수출 물량은 200만t대로 대폭 축소됐다.

쿼터제가 그대로 유지되는 한 국내 철강업계는 대미 수출이 계속 위축될 수밖에 없다. 경기 호황으로 미국 내 철강 수요가 늘더라도 일정 물량 이상의 제품을 수출하지 못할 뿐 아니라 무관세인 EU·일본산 철강에 비해 가격 경쟁력 상승으로 수출 경쟁에서 더욱 밀릴 가능성이 크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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