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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환경 올림픽이라더니”…자연보호구역에 스키장 만든 中
2015년 자연보호구역 경계 새로 설정
스키장 부지 제외…환경 생태계 파괴 우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6일 앞으로 다가온 29일 베이징 시내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각국 미디어 관계자들이 취재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다음달 4일 개막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키 경기장이 자연보호구역 한가운데에 건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대회를 역사상 가장 친환경적이고 깨끗한 대회로 치르겠다고 약속해온 중국의 약속이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CNN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스키 경기가 열릴 국립 알파인 스키 센터는 옌칭 북서부 샤오 하이퉈 산악 지대에 지어졌다. 이곳은 베이징 시내에서 북쪽으로 약 90㎞ 떨어졌다.

CNN 보도에 따르면 스키센터가 들어선 지역이 1985년에 설립된 쑹산 자연보호구역의 핵심지역을 관통한다. 검독수리나 희귀 난초 같은 희귀 야생생물들이 사는 곳으로 중국 정부는 이전까지 승인받은 과학 연구를 제외하면 누구도 접근하지 못하게 막아 왔다.

그러나 중국은 2015년 이 지역의 자연보호구역 경계를 다시 설정해 스키센터가 들어설 지역을 자연보호구역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건설지를 확보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15년 6월에 발표한 베이징의 동계올림픽 평가 보고서에서 스키장 건설 지역에 대해 "보호구역과 같은 산악 생태계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지역의 스키 리조트 개발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하기 위한 완화 조치와 상당한 생태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의 환경운동가인 시 디안수오는 정부에 자연보호구역 경계를 바꾼 것에 대한 정보 공개를 요구했지만, 중국 정부는 “국가 기밀을 포함하고 있다”며 거부했다.

중국이 자연보호구역 경계를 다시 그리면서까지 이곳에 스키장을 지은 것은 샤오 하이퉈 산이 베이징 내에서 유일하게 800m 이상의 수직 낙차가 있는 산이기 때문이다. 올림픽 활강 경기장은 800m 이상의 수직 낙차를 요구한다.

환경 전문가들은 베이징 바로 옆인 허베이성에만 가도 올림픽 경기 기준에 맞는 스키장이 이미 건설돼 있다고 비판한다.

문제는 올림픽 이후에도 이 지역이 개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2024년까지 이곳을 세계적인 스키 명소로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스키 슬로프를 100헥타르(1헥타르=1만㎡)로 확장해 매년 5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주변의 숲과 야생 생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서다. 특히 스키센터 주변에는 살쾡이 같은 희귀 야생 동물들이 번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의 지리학자 카르멘 더 용 교수는 "높은 산의 고지대 부분이 파괴된다면 매우 민감한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저지대 부분에서 뭔가를 하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IOC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옌칭 개발이 "베이징 교외의 시골 지역을 사계절 관광지로 변화시켜 이 지역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있다"며 중국이 탄소 중립 올림픽을 열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 칭찬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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