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獨 군용헬멧 5000개 공급에 실망한 키예프 시장 “다음에는 베개 줄래?”
클리츠코 시장 빌트紙에 “독일, 할 말 잃게 만들어”
獨 국방장관 “독일이 우크라편이라는 뚜렷한 신호”
우크라이나 친러 세력이 장악한 도네츠크주(州) 스비틀로다르스크에서 한 우크라이나 군인이 방호구역 밖을 쳐다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독일에 군함과 대공방위 시스템을 요구했지만, 독일은 군용헬멧 5000개를 보내는 것으로 답했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우크라이나의 줄기찬 무기 지원 요청에 독일이 군용헬멧 5000개를 공급하겠다고 밝히자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시장은 “다음에는 베개를 줄 것이냐”며 농담으로 받아쳤다.

비탈리 클리츠코 키예프 시장은 26일(현지시간) 독일 빌트지와의 인터뷰에서 “독일 정부의 행동은 나를 할 말 잃게 만든다”면서 “독일 국방부는 언제든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는, 완벽한 장비를 갖춘 러시아군과 우리가 대치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독일이 다음에 어떤 것을 지원해줄까, 베개?”라고 말했다.

클리츠코 시장은 전(前) 세계 헤비급 복싱 챔피언으로, 독일에도 거주한 적이 있다.

복싱 챔피언 출신 비탈리 클리츠코 키예프 시장. [AFP]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독일에 전함과 대공방위 시스템 등 중화 무기 지원을 여러 차례 요청했다. 올라프 숄츠 총리와 안나레나 베어복 독일 외무장관은 살상무기 공급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로부터 독일이 소극적이란 비난이 거세지자, 독일 국방부는 군용 보호헬멧 5000개를 보내기로 결정했다.

앞서 안드리 멜리니크 주독일 우크라이나 대사는 dpa통신에 "우크라이나는 의용대원들을 위해 긴급히 10만개의 군용안전 헬멧과 방탄조끼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크리스티네 람브레히트 독일 국방장관은 26일 군용헬멧 5000개 전달 계획을 밝힌 뒤 기자들에게 "이는 독일이 당신들의 편이라는 뚜렷한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또 파리에서 프랑스-독일-러시아-우크라이나 등 4자가 참여하는 '노르망디 형식 회담'이 이날 재개된 데 대해 환영한다고 밝히면서, "우리는 유럽 한복판의 이 분쟁이 평화적으로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법의 준수에 대해서는 협상의 여지가 없다"면서 "국가의 불가침성과 동맹국의 주권도 거론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군사 물품 지원과 관련해 크리스티아네 호프만 독일 정부 부대변인은 "독일은 곧 우크라이나에 야전병원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독일의 지원은 재정적인 부분에 한정되고, 실제로 야전병원을 짓는 것은 에스토니아다.

에스토니아는 자국에 배치된 구동독산 무기인 곡사포를 우크라이나에 공급하기 위해 독일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독일이 무기 공급에 소극적인 배경을 두고, 러시아 가스 수입 의존도가 높은 자국 사정 때문이란 평가가 나온다. 독일에서 러시아 가스 비중은 유럽연합(EU) 국가 평균 40%를 크게 웃도는 50%에 이른다.

js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