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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러 안보 보장 요구 사실상 거부
블링컨 “러 문건 전달, 美 외교 우선시 반영…주요 요구사항에 어떤 양보도 없어”
미 국무부 부장관, "러, 2월 중순 사이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어"
러, 북극해권 해상 훈련…美, 발트해 연안국에 F-15 전투기 전진 배치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치킨게임’이 분수령을 맞았다. 미국이 러시아의 안보보장 요구에 대한 서면답변을 전달한 가운데, ‘나토 동진(東進) 금지’ 등 양측이 첨예하게 부딪히는 주요 사안에 대한 양보안이 담기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다.

앞서 건설적 답변이 없다면 강경 대응하겠다고 밝혔던 러시아가 이를 계기로 군사적 움직임을 본격화하며 맞설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문건 전달은 미국이 대화에 열려 있고 외교를 우선시한다는 점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벨기에 주재 러시아 대사를 통해 같은 문제에 관한 나토의 서면 답변을 전달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달 15일 미국과 나토에 옛 소비에트연방 국가들의 추가 나토 가입을 배제하고, 인근 국가에 공격 무기를 배치하지 않는다는 안보보장 협정을 요구하는 문건을 전달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

블링컨 장관은 “문서 작성 과정에 조 바이든 대통령도 깊이 관여했다”며 “러시아가 선택할 수 있는 진지한 외교적 방법을 제시했으며, 공은 러시아 코트에 있다”고 했다.

특히, 블링컨 장관은 “주요한 요구사항에 대해선 어떤 양보도 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금지 확약 등의 내용에 대해 사실상 거부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같은 날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싱크탱크 화상대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금부터 2월 중순 사이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시점 결정에 있어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의 관계를 감안해 2월 4일 개막하는 베이징(北京) 동계올림픽을 고려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이 외교적 해결은 물론 전면전을 비롯해 모든 종류의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제 관건은 원하는 답변을 얻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러시아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다. 러시아 측은 “서면 답변을 받았다”는 원론적 반응 외엔 구체적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26일(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에서 실시한 군사 훈련에서 러시아군 소속 장갑차들이 병력을 싣고 이동 중이다. [AP]

다만, 러시아가 미국의 입장에 반발해 후속 회담을 거부할 경우 우크라이나 사태는 한 치 앞을 보기 힘들 정도로 안갯속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하원에 출석해 “건설적 답이 뒤따르지 않고 서방이 공세적인 노선을 지속하면, 러시아는 필요한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노르망디 형식’의 4자(러시아·우크라이나·독일·프랑스)회담에 러시아측 대표로 참석한 드미트리 코작 대통령 행정실 부실장이 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

러시아는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노르망디 형식’의 4자(러시아·우크라이나·독일·프랑스) 회담 후 공동 성명에서 휴전 유지 약속을 재확인했지만, 추가 논의에 진전이 없다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회담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와 프랑스가 휴전 존중 의사를 확인한 것은 물론 2주 후 독일 베를린에서 2차 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과는 온도차가 드러난 것이다.

러시아 대표로 참석한 드미트리 코작 대통령 행정실 부실장은 이번 회담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과 관련한 휴전에 대한 것일 뿐, 현재 벌어지고 있는 긴장과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한편, 외교적 협상과 별개로 미러 양측의 ‘무력시위’는 강도가 세지는 모습이다.

26일(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에서 실시한 군사 훈련에서 러시아군 소속 대포가 불꽃을 내뿜고 있다. [로이터]

러시아는 이날 해상 훈련 영역을 북극해권으로 확대했고,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흑해함대도 20척 이상의 함정들을 동원해 공중 방어 훈련을 벌였다.

미국도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발트해 연안국 에스토니아 공군 기지에 F-15 전투기 6대를 배치했다. 해당 F-15 전투기들은 덴마크, 벨기에 등 나토 동맹국과 발트해 상공에서 치안 유지 작전과 훈련을 벌일 예정이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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