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0시 기준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7513명을 기록하면서 사흘 연속 7000명대를 넘어섰다. 하루 전에는 역대 두 번째인 763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델타 변이를 제치고 사실상 우세종이 된 오미크론이 기승을 부린 탓이다. 토·일요일에는 검사자가 줄어 확진자도 감소하는 ‘주말 효과’를 비웃듯 오미크론은 평일보다 더 많은 확진자를 쏟아냈다.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확진자가 2배 가까이 늘었다. 이 같은 ‘더블린 현상’은 설 연휴가 확산의 기폭제가 돼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설 연휴가 시작될 때 1만5000~2만명, 끝날 때 4만~5만명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나온다.

확진자가 폭증하면 현재 2만명 수준인 재택치료환자와 누적 자가격리자(10만여 명)를 돌보는 의료 체계에 엄청난 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 오미크론 확진자 1명이 평균 3명과 밀접 접촉할 경우 하루 확진자 5만명일 때 매일 20만명 자가격리자가 나오게 된다. 격리기간(7일)을 고려하면 매주 140만명 격리 사태가 올 수 있다. 재택치료 지원도 힘든데 140만명 자가격리자 모두에게 생활지원, 모니터링, 행정지원, 접촉자 추적을 지금처럼 하는 건 불가능하다. 오미크론이 ‘확진자 쓰나미’를 일으키지 못하도록 우리 사회가 시급히 방역의 방파제를 높이 세워야 하는 이유다.

정부는 애초 ‘확진자 7000명’을 오미크론 대응 단계 방역 체계 전환의 기준으로 제시했다. 오는 26일부터 광주·전남, 경기 안성·평택 등 확산세가 급격한 4개 지역부터 오미크론 대응 방역을 시범 실시하기로 했다. 밀접접촉자, 60세 이상 고령자 등 고위험군만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게 하고 나머지는 신속항원검사(간이검사)를 실시해 검사량을 늘리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오미크론의 확산 속도가 이미 정부의 전망을 크게 앞지른 만큼 비상 대응 체계를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조치를 당장 서둘러야 한다.

문제는 26일부터 시범 실시한다는 4개 지역조차 현장 준비가 미비하다는 점이다. 경증·무증상 환자를 맡게 될 동네 의원과 호흡기 전담 클리닉 가운데 음압시설이 있는 곳이 태부족이다. ‘24시간 당직 의사가 있어야 한다’는 식의 비현실적 지침도 일선 의원들의 참여를 가로막고 있다. 이렇게 전환 속도가 굼뜨면 사후약방문식 대응이 되기 십상이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지난해 11월 ‘위드 코로나’를 시행했지만 준비 부실 때문에 45일 만에 중단했다. 그 와중에 하루 100명 이상이 숨지는 희생을 치러야 했다. 이번 오미크론 대처 과정에서 유사한 시행착오를 되풀이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