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러 “협상 실패땐 쿠바에 군사 배치”...美 “지금껏 보지 못했던 제재 각오”
3번 연쇄회동 사실상 무위로 끝나
우크라 전쟁 가능성 수위 최고조
제이크 설리번(위쪽)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 [AP·로이터]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미국·유럽 등 서방과 러시아의 연쇄 회동에도 불구하고 양측의 군사적 긴장은 도리어 최고조를 향해 치닫고 있다.

러시아가 안전보장 협상 실패 시 미국의 턱밑인 중남미 국가에 자국 군사 인프라를 배치하겠다고 위협한 가운데, 미국 역시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발끈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AP 통신 등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미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상설 이사회는 러시아와 서방의 입장 차를 또 한 번 확인하는 자리로 종료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10일 러시아와 양자 회담을 개최했고 12일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의 회담이 이어졌지만 갈등만 증폭되는 양상이다.

포문은 러시아가 열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자국 방송 RTVi와 인터뷰에서 1962년 옛 소비에트연방이 쿠바에 미국을 겨냥한 핵미사일을 배치하려 했던 ‘쿠바 미사일 위기’ 재현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중남미 쿠바나 베네수엘라에 군사 인프라를 배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추진하고, 러시아 접경국에 나토 무기를 배치하는 등의 서방 압박에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방식으로 대응하겠다는 점을 공언한 것이다.

미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의 주장을 ‘엄포’라고 부르며 “만약 러시아가 이 같은 방향으로 나간다면 우리도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러시아에 대한 경제·금융 분야 제재뿐만 아니라 더 광범위하고 강력한 제재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그는 같은 날 MSNBC 방송에 출연, “러시아가 외교적 대화의 길을 택하지 않을 경우 모든 민주 진영이 함께해 경제와 금융을 넘어 지금껏 보지 못했던 수준의 중대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련의 담판이 성과 없이 끝나자 서방에선 우크라이나 국경에서의 전쟁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는 경고음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마이클 카펜터 OSCE 미국 대사는 “전쟁의 북소리가 크게 들리고 있고, 단순한 미사여구가 아니다”고 했고, OSCE 의장국 폴란드의 즈비그니에프 라우 외무장관은 “전쟁 위험이 지난 30년 동안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고 우려했다. 다만, 양측 모두 압박과 동시에 대화 지속 의지를 보이는 만큼 마라톤협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