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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흔들리는 ‘CATL 천하’…K배터리, 세계시장 뒤흔들까 [비즈360]
글로벌 완성차 업체 CATL 의존도 줄여
中, 내년부터 친환경차 보조금 철폐
K배터리, 전고체 등 차세대 기술 선도
LG엔솔, 글로벌 생산규모 CATL 압도

중국 푸젠성 닝더시에 위치한 배터리 제조업체 CATL. [CATL 홈페이지]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배터리 업계 1위 중국 CATL의 시장 지배력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CATL의 의존도를 줄이고 있는 데다 내년부터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주던 보조금을 철폐하며 중국 내 자율 경쟁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돼서다. 국내 배터리 3사는 CATL을 압도할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인 샤오펑(小鹏汽车)은 최근 CATL의 물량을 줄이고, 대신 중국 AVIC의 배터리를 공급받기로 했다. 샤오펑은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전기차 생산을 더욱 안정적으로 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도 최근 중국 궈쉬안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내 LFP 배터리 합작사 설립도 타진 중이다. 테슬라는 주로 CATL의 LFP 배터리를 사용해 왔다.

이외에도 중국 완성차 회사 니오 등이 중국 배터리 회사 BYD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BMW는 최근 중국 EVE를 배터리 공급업체로 새롭게 선정했다. BYD와 궈시안, EVE는 작년 기준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각각 4위, 8위, 10위를 차지한 업체다.

중국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내년부터는 중국 정부가 자국 내 전기차 기업에 주던 보조금을 폐지할 예정이다. 해외 기업들의 중국 진출이 본격화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 정부는 올해 자국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 등에 지급하는 보조금을 전년 대비 30% 축소한다. 보조금 혜택 정책은 오는 12월 31일까지 유지되고 내년부터는 완전히 없어진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자국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해외 기업들을 배척해 왔다.

중국 업체들은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저렴한 가격이 강점인 LFP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하며 성장했다. 하지만 자율 경쟁이 본격화하면 장기적 국내 업체들이 주력하는 고밀도·고품질의 니켈·코발트·망간(NCM),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배터리가 중국 시장을 흔들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사 ‘얼티엄셀즈’의 오하이오 전기차배터리 합작공장. [LG에너지솔루션 제공]

차세대 배터리 전지 경쟁에서도 국내 기업들은 CATL을 위협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차세대 전지로 전고체·리튬황 전지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리튬황 전지의 경우 양극재·전해질 등 소재 혁신을 통해 배터리 수명을 대폭 증가시킨 것이 특징이다.

삼성SDI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폭발 위험이 없는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는 한 번 충전에 900㎞ 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도 미국 솔리드파워와 높은 에너지밀도를 가진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개발 중이다.

기술력뿐만 아니라 생산능력 면에서도 CATL의 경쟁력이 둔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CATL의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능력은 65.45GWh이다. 건설 중인 공장들(92.5GWh)까지 더하면 CATL의 생산능력은 총 157.95GWh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배터리 업체 중 가장 큰 생산능력을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9월 기준 유럽 70GWh, 중국 62GWh, 한국 18GWh, 미국 5GWh 등 총 155GWh를 구축한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이를 400GWh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CATL의 생산기지가 중국에 집중된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세계 각지에 공장을 구축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 구조를 구축하기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지난 10일 개최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CATL과의 경쟁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수주잔고를 비교했을 때 CATL보다 우리가 더 많고, 미래를 봤을 때 LG에너지솔루션의 점유율이 CATL보다 높지 않을까 전망한다”며 “CATL이 글로벌 기업이 되려면 중국 외 유럽·미국 고객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게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CATL의 점유율은 31.8%였다. 2위인 LG에너지솔루션(20.5%)과의 점유율 차이는 11.3%포인트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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