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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혜원의 골프 디스커버리] ‘엄마 때문에 2벌타’ 호블란드가 주는 교훈

PGA투어 통산 3승의 빅터 호블란드(24)는 노르웨이 출신으로 첫 PGA투어를 우승한 선수다.

우리나라의 최경주와 마찬가지로 그의 첫 우승은 노르웨이의 주니어 골퍼들에게 큰 영감을 불어 넣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는 타이거 우즈가 주최한 히어로 월드 챌린지 대회에서 세계 유명 선수들을 제치고 우승하기도 했다.

그런 그에게는 어머니의 위대한 가르침이 숨겨져 있었다. 지난 3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때 일어난 일이다. 호블란드는 1라운드를 마친 후 차로 걸어가던 도중 노르웨이에 있는 어머니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어머니는 15번홀에서 일어난 일로 벌타를 받을 예정인지를 물었다. 호블란드는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어서 재차 물었고, 어머니는 그가 그린에서 볼마크를 제대로 옮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호블란드는 전화를 끊고 바로 경기위원에게 그 사실을 알렸고, 비디오 판독 결과 그가 동반자, 저스틴 토마스의 퍼트를 위해 퍼터 헤드만큼 왼쪽으로 마크를 옮겨주었으나, 그의 차례가 됐을 때 원래 자리가 되어야 할 오른쪽이 아닌 다시 왼쪽으로 마크를 옮겼음이 확인됐다.

예전 골프 규칙이었으면 빅터 호블란드는 벌타를 계산하지 못해 잘못된 스코어카드를 제출했기 때문에 실격을 당해야 했으나 마커도 그 벌타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채 스코어카드를 냈기 때문에 상황에 대한 2벌타만을 추가해 72타로 1라운드를 마칠 수 있었다. 호블란드는 2라운드에서 74타를 치며 2타 차이로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어머니로 인해 벌타를 받게 된 호블란드는 덤덤했다. 어머니는 자식의 잘못을 감추기 보다 잘못을 인지시켜서 다른 잡음이 없이 스스로 벌타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사랑의 첫 단계가 보호라면 그보다 한단계 높은 수준의 사랑을 보여주었다. 잘못을 숨기는 것보다 인정하는 것이 결국 아들을 더 떳떳하고 강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골프는 따라다니는 심판이 없다. 동반자도 멀리 떨어져 있으면 공을 가지고 무슨 짓을 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본인 만이 자신에게 더 떳떳하고 정직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스스로 자격을 부여할 수 있다.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다. 여전히 알쏭달쏭한 골프 규칙들이 많지만, 중요한 것은 규칙 아래 경기를 즐겨야 한다는 것이다. 남을 속이지 말고, 자신을 속이지 말고 정직한 골프를 쳐보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KLPGA 프로 · PGA투어 한국콘텐츠 총괄〉

peopl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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