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美 향하는 안나린의 당찬 포부 “신인왕·다승 도전하겠다”
LPGA Q시리즈 수석합격 안나린 인터뷰
27일 게인브릿지 LPGA로 투어 첫 출격
“美 다양한 코스 세팅, 재미있을 것같다”
“단단하게 경기하는 박인비·최나연 닮고싶어”
안나린이 LPGA 투어 정식 데뷔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최대한 빨리 적응해 신인왕에 도전하겠다는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KLPGA 제공]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모든 선수들의 ‘시간표’가 다 같을 필요는 없다. 남들보다 빨리 출발해 두각을 나타냈다가 일찍 스러지기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시작은 더디지만 뒤늦게 기량을 꽃피워 오랫동안 열매를 만끽하는 선수도 있다.

지난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퀄리파잉(Q) 시리즈를 수석 합격해 올해 LPGA 투어 데뷔를 앞둔 안나린(27)은 후자에 속한다. 또래보다 늦은 시간표를 가졌지만, 끝내 목표한 바를 이뤄내는 힘이 있다. 그래서 골프팬들 뿐 아니라 동료선수들은 그의 늦었지만 용기있는 도전과 새출발을 주목한다. 첫 출격 무대는 27일 플로리다주 보카 레이턴에서 개막하는 시즌 두번째 대회 게인브릿지 LPGA다. 오는 11일 미국으로 출국하는 안나린은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신인상 수상과 다승에 대한 욕심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미국 진출은 오랜 꿈…도전정신 응원, 큰힘 됐다=안나린은 Q시리즈 마지막날 5타차를 뒤집는 역전극을 펼치며 수석합격의 영예를 안았다. 그에게 골프채를 처음 쥐어준 아버지의 기쁨이 누구보다 남달랐을 것이다.

“항공사 엔지니어인 아버지를 따라 제주도로 이사갔을 때부터 아빠가 골프를 해보라고 권하셨는데 그땐 흥미가 없었어요. 그러다가 중학교 때 해외를 자유롭게 다니며 다양한 문화를 접하는 직업을 갖고 싶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죠. 이번 Q시리즈 마지막날 역전한 뒤에 아빠가 ‘너 좀 멋있더라’ 하며 축하해 주신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또래보다 한참 늦은 중학교 2학년 가을에야 선수의 길로 들어선 안나린은 투어 데뷔도, 첫 우승도 꼭 그만큼씩 늦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그의 꿈은 미국 진출이었다. 2017년 정규투어에 데뷔해 93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첫 우승을 일구며 신데렐라로 떠오른 안나린은 지난해 부산서 열린 LPGA 투어 대회서 미국 진출을 깜짝 선언했다. 안나린은 “국내 선수들의 미국 도전이 갈수록 뜸해지는 데다 코로나19 상황까지 겹쳐 주위에서 많이 놀라신 것같다. 도전한다는 자체가 정말 대단한 거라며 힘을 많이 주셨다”고 했다.

Q시리즈에서 8라운드 내내 상위권을 지키며 안정된 경기력을 보인 안나린은 “Q시리즈를 치르면서 코스 세팅 등 다양한 컨디션에서도 나름대로 내 플레이를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겼다. 재미있을 것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안나린 [KLPGA 제공]

단단한 플레이 하는 박인비·최나연이 롤모델=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2승을 보유한 안나린은 지난 시즌 우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스스로도 “꾸준한 성적은 냈지만 우승을 못해 7,80점만 주고 싶다”며 아쉬워 했다. 평균퍼트 2위(29.52개)에 오를 만큼 퍼트와 숏게임이 강한 안나린은 특히 위기에 흔들리지 않는 집중력과 승부근성이 돋보인다. 멘털 스포츠로 불리는 골프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강력한 무기다.

“경기가 안풀릴 때 어떻게 해서든 좋은 방향으로 플레이를 만들어 나가는 능력이 좀 있다고 자부해요. 중요한 상황이나 위기 때 머릿 속에서 다양한 상상을 하며 원하는 그림으로 마무리짓도록 집중하는 거죠. 현지 기후와 잔디 등 환경에 빨리 적응하면서 제 장점을 끌어올리려고 합니다.”

안나린이 이정은의 뒤를 이어주기를 기대하는 팬들이 많다. 이정은은 2018년 11월 Q시리즈를 수석통과하고 이듬해 신인상을 차지했다. 2015년 김세영부터 5년 연속 이어지던 한국인 신인왕 계보도 이정은을 마지막으로 끊어졌다.

안나린은 큰 부담은 갖지 않는다면서도 신인왕을 넘어 다승을 향한 당찬 포부를 밝혔다.

“제가 골프를 시작할 때 최전성기에 계셨던 선배님들이 롤모델이에요. 박인비 선수의 흔들리지 않는 포커페이스를 닮고 싶어요. 최나연 선수는 플레이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단단하고 빈틈이 없어 배우고 싶고요. 우선 첫번째 목표는 투어에 빨리 적응하는 거에요. 신인왕도 해보고 싶고, 우승도 될 수 있는 한 많이 하고 싶습니다.” 자신만의 시간표대로 차근차근 꿈을 향해 오르는 안나린이 미국 무대서도 조용한 돌풍을 일으킬지 기대를 모은다.

안나린 [KLPGA 제공]
anju1015@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