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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공안전 위협” vs “입증 안돼” “美 항공사-통신사 ‘5G 갈등’
美 중저대역 상용화 이견
주파수 입찰에 95조원 이상 써낸
AT&T·버라이즌 “더는 연기불가”
항공업계 “신호간섭 운항 악영향”
연기 거부땐 소송 제기 가능성

5세대(5G) 이동통신 중저대역(C-밴드) 상용화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미국 통신업계와 항공업계가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객기 운항 시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5G 서비스 연기를 요청한 항공업계의 요청을 미국 이동통신사가 전면 거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항공사들은 법적 소송을 예고하고 있어 양측의 갈등은 심화할 전망이다.

2일(현지시간) 미 CNN비즈니스·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대형 통신 업체인 AT&T와 버라이즌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 교통부와 연방항공청(FAA)이 요청한 공항 인근 5G 중저대역 서비스 연기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성명은 존 스탠키 AT&A 최고경영자(CEO)와 한스 베스버그 버라이즌 CEO 공동 명의로 발표됐다.

이들은 “서비스 연기 조치는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통신 기술에 대한 운영 통제권을 무책임하게 포기하는 처사”라며 “5G 중저대역 서비스를 예정된 5일부터 개시할 것이며, 공항 인근 지역에 대해 5G 서비스 장비를 제한적으로 운영하는 등의 안전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두 회사는 미 정부와 관련 기관에 C-밴드 주파수가 항공통신에 미치는 영향을 더 정밀히 연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CNN비즈니스가 전했다.

앞서 피트 부티지지 미 교통부 장관과 스티브 딕슨 FAA 청장은 공항 인근에서 C-밴드를 사용하면 주파수가 항공통신에 오류를 일으킬 수 있다며 서비스 출시 일정을 2주간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C-밴드는 3.7~4.2㎓ 대역의 5G 주파수다. 미 항공업계에서는 해당 주파수로 인한 신호 간섭이 항공기 운항에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다수 항공사가 항공기 운항 경로를 변경하거나 운항을 취소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더 나아가 항공업계 일부에선 안전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C-밴드 상용화를 무기한 연기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미 통신업계는 항공업계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며 반발 중이다.

앞서 미국 무선통신산업협회(CTIA)는 “C-밴드 주파수로 인한 신호 간섭으로 항공기 안전을 우려할 이유가 없다”며 “전 세계 40여개국에서 이미 C-밴드 주파수를 사용 중이며, 프랑스를 비롯한 10여개 이상 국가들이 공항 인근에서 해당 서비스를 허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T&T와 버라이즌도 5G 서비스 출시 일정을 당초 지난달 5일에서 한 달 미룬 만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2020년 1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실시한 C-밴드 입찰 과정에서 미국 내 통신사들은 총 800억달러(약 95조원) 이상을 썼다.

CNN비즈니스는 “이번에도 통신업계가 밀릴 경우 AT&T와 버라이즌의 순익에 직접적으로 부담이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AT&T와 버라이즌이 5G 서비스 강행 의지를 내비친 가운데, 이 문제는 통신업계와 항공업계 간의 소송전으로 비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WSJ은 “C-밴드 서비스로 영향을 받게 될 미 주요 공항은 뉴욕 존 F. 케네디와 뉴어크, 라과디아, 시카고 오헤어, 보스턴 로간, 댈러스 포트워스,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등”이라며 “항공사들은 이번 연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CNN비즈니스도 “주요 항공사 단체들은 5G 중저대역 서비스 상용화가 예정대로 시행될 경우 법정으로 문제를 끌고 갈 것이라 일찍부터 공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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