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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부터 짙어지는 홍콩의 중국화…반중 시티즌뉴스 폐간
빈과일보·입장신문 이어 6개월 안에 3곳 폐간
홍콩대학들 새해 첫날 인공기 게양식 열어 경축
홍콩 폴리텍대학교에서 1일(현지시간) 학교 관계자와 학생 등 500명이 모인 가운데 오성홍기 게양식이 진행되고 있다. 2019년 민주화 시위 당시 13일 휴교됐던 이 대학은 올해부터 매주 월요일 국기 게양식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홍콩 폴리텍대학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홍콩 빈과일보(애플데일리)와 입장신문(스탠드뉴스)에 이어 또 다른 민주진영 매체 시티즌뉴스(眾新聞)가 2일 폐간 소식을 알렸다.

중국 학교 뿐 아니라 홍콩 대학교들이 올해 처음으로 새해 첫날 오성홍기 게양식을 여는 등 ‘하나의 중국’(一個中國) 원칙 아래 홍콩의 중국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은 새해 첫날 베이징시 톈안먼 광장부터 극지까지 전역 곳곳에 국기를 게양하며 신년을 경축한다.

2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온라인 매체 시티즌뉴스는 이날 밤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오는 4일부터 “위기의 시기에 배에 탄 모든 이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당분간 운영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시티즌뉴스는 2017년 창간됐다. 이 매체는 홍콩인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요 근래 “더이상 작은 비바람이 아닌 토네이도와 거대한 파도의 공격을 받았다”며 홍콩정부의 언론 탄압 정도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 매체는 “지난 2년 간 사회의 변화와 언론 환경의 약화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신념을 걱정없이 쟁취하기 어렵게 됐다”고 토로했다.

앞서 지난 10월에 홍콩 안보부는 시티즌뉴스가 ‘홍콩 기본법 제23’와 관련해 잘못된 정보를 퍼트렸으며, 그로 인해 언론의 자유를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법은 홍콩정부가 국가반역과 국가분열, 선동반란, 중앙인민정부 전복과 국가기밀을 훔치는 행위를 금지하고, 외국 정치성 조직이나 단체의 홍콩 내 활동을 금지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홍콩 민주진영 온라인 매체 시티즌뉴스가 2일 페이스북에 올린 4일부터 폐간하겠다는 공지 글. [시티즌뉴스 페이스북 캡처]

앞서 온라인매체 입장신문은 지난달 29일 홍콩 경찰 내 국가보안법 담당부서인 국가안전처 200명이 사옥과 간부 자택을 긴급 압수수색해 전·현직 편집국장 등 간부 7명을 체포한 뒤 자산을 동결하자 곧바로 폐간을 발표했다.

이보다 6개월 가량 앞서 홍콩을 대표하던 반중언론 빈과일보가 6월24일 국가안전처의 압수수색과 체포, 자산동결에 26년 역사를 마감했다.

6개월 만에 반중언론 3곳이 문을 닫은 셈이다.

지난달 홍콩대 등 대학 캠퍼스에서 톈안먼 민주화시위 기념 동상이 잇따라 철거된 데 이어 새해 첫날 홍콩의 여러 대학들이 인공기를 게양하며, 중국 공산당 문화를 따랐다.

홍콩 폴리텍대학은 1일 교사와 학생 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성홍기를 깃대에 올리는 기념 행사를 열고 국가와 홍콩의 번영을 기원했다고 웹사이트에 공지했다. 홍콩 연락사무소장 등 중국 본토 관리도 참석해, “홍콩과 본토는 계속 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며, 중국 문화는 조화롭게 울려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폴리텍대학은 2019년 민주화 시위로 인해 13일간 휴교되고, 재학생을 비롯해 시위참가자 800명이 체포되는 아픔을 겪었다. 올해부터 매주 월요일과 중요한 날에 오성홍기 게양식을 열기로 했다.

이 대학 뿐 아니라 중화대, 링난대도 1일 국기 게양 행사를 열어 국가정체성과 애국심 고취에 나섰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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