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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아공 국회 건물, ‘방화’로 완전 소실…警 용의자 체포
“스프링클러 작동 안 되도록 밸브 잠가”…국회 건물 대부분 피해
“인명 피해는 보고 안돼”…작년 3월에도 같은 건물 불나기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입법 수도 케이프타운에서 국회 건물이 대규모 화재로 인해 불타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남아프리카공화국 입법 수도 케이프타운에서 국회 건물이 대규모 화재로 인해 완전히 소실됐다. 현지 경찰은 건물에 불을 지른 혐의로 50대 남성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께 남아공 국회 구관에서 불이 나 건물 전체로 확산했고 의정활동이 이뤄지는 인근의 신관까지 번졌다.

몰로토 모사포 국회 대변인은 “의원들이 앉는 국회 전체가 완전히 불에 탔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 단지 내 두 곳에서 불이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불은 아직도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장피에르 스미스 케이프타운시 재난안전대책위원회 위원은 취재진에게 “국회 구관 건물 지붕이 완전히 무너져 사라졌고, 건물 전체가 그을림 피해를 당했다”고 밝혔다.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화재 현장에서 “스프링클러가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소방관들은 소중한 국가 자산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선디 밤보 경찰청 대변인은 “국회 건물 내부에서 남성을 체포했으며 화요일(4일)에 법정에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퍼트샤 더릴 공공사업·인프라 장관도 이날 취재진에게 “화재와 관련해 50대 남성이 체포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확인했다.

더릴 장관은 “이번 국가 시설에 대한 공격은 경찰 특별 수사대 ‘호크스(Hawks)’가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체포된 남성은 불이 나기 전인 이날 새벽 국회 건물 내부에 들어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남성이 국회로 들어가는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하고 그를 체포했다고 더릴 장관은 전했다.

더릴 장관은 이날 스프링클러가 작동되지 않도록 누군가 국회 내부 수도 밸브를 잠근 것도 밝혀냈다고 덧붙였다.

현지 소방 당국은 “현재까지 보고된 인명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화재 진압에는 70명이 넘는 소방대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3개 구역으로 구성된 남아공 국회는 1884년 처음 지어졌다. 이후 1920년대와 1980년대 각각 새로운 건물이 들어섰다.

불은 구관 건물 3층에서 시작해 인근 체육관 건물로 번진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당국은 큰 불길을 잡았지만, 신관으로 옮겨붙은 불을 정리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현재 의원들은 국회 신관 건물을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불이 난 건물에서 지난해 3월에도 화재가 발생했었다. 당시에는 큰 피해 없이 불이 이른 시간 안에 진화됐다.

불이 난 국회 건물은 데즈먼드 투투 명예 대주교의 장례식이 열린 케이프타운 세인트조지 대성당 인근이다.

전날 케이프타운에서는 투투 명예 대주교의 장례식이 열려 많은 외신 기자들이 머물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의회 건물에서 검은 연기와 함께 화염이 치솟는 장면을 많은 취재진이 목격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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