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對중국 수출, 전체의 20%이상…품목·국가별 편중
12월 무역수지 -5.9억달러…20개월만에 적자 기록
김부겸 국무총리가 새해 첫 날인 1일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을 방문해 현황을 보고 받고 수출 화물기에 화물을 선적하는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지난해 우리나라 수출과 수입액이 전년 대비 30%가량 증가하면서 무역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수출과 수입을 더한 총 무역액는 2년만에 1조억달러를 돌파하면서 사상 최대치 기록을 경신했다.
그러나 전체 수출의 20%이상이 대(對) 중국과 반도체에 편중돼 있다는 점은 우리 수출의 불안 요인이다. 또 지난달 무역수지는 2020년 4월이후 20개월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내수회복·수출호조로 우리 생산과 연계된 중간재·자본재 수입과 겨울철 석유·가스 등 가격 상승에 따른 에너지 수입 급증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이 발표한 ‘2021년 12월 및 연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수출액은 6445억4000만달러로 잠정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25.8% 증가한 수치로 기존 최고치인 2018년의 6049억달러보다 396억달러 많다.
이에 따라 2019년과 지난해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던 수출은 3년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으며, 2010년(28.3%)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달성했다.
문제는 반도체(1280억달러)와 대중국 수출(1629억달러)이 각각 20%, 25%가량을 차지해 특정 품목·국가에 편중돼 있다는 점이다. 수출품목 5개 중 1개 또는 4개 중 1개가 반도체이거나 중국으로 향하는 셈이다.
중국 정부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 산하 국가금융발전실험실(NIFD) 등 주요 기관에서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5%대로 전망하면서 중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보니 우리 수출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는 우려의 시각이 우세하다. 5%대 성장률은 코로나19 특수 상황에서 2.3% 성장에 그쳤던 2020년을 제외하면 30여 년 만의 최저치다.
같은 기간 수입은 31.5% 늘어난 6150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입액이 6000억달러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기존 최대 기록인 2018년 5352억달러보다 700억달러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로써 연간 무역액은 1조2596억달러를 달성하며 사상 최대 규모를 달성하는 동시에 세계 무역 순위가 9년 만에 8위로 한 단계 뛰었다. 지난해 총무역액은 9800억달러로 4년만에 1조달러를 넘지 못했다. 당시 코로나19로 세계 교역량이 줄면서 주요 소재·부품 수입 차질이 생기면서 국내 생산에 영향을 미쳐 수출에도 타격을 주는 악순환을 만들었기때문이다.
지난달 수출은 607억4000만달러로 18.3% 증가했고, 수입은 613억2000만달러로 37.4% 늘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5억9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2020년 4월 9억5000만달러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한 이후 20개월만이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올해 우리경제가 ‘위기를 넘어 완전한 정상화’를 이뤄가는데 산업과 수출이 주역이 되도록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겠다”면서 “이제는 ‘수출 7000억 달러 시대를 향해 가야 할 때’로서, 달라진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무역기반을 확충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외무역법 상 무역의 범위를 서비스·디지털 무역까지 확장해 새로운 무역 체계를 정립하고, 공급망·환경·노동 등 새로운 통상 규범 논의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등 메가 자유무역협정(FTA)가입 검토와 신북방‧중남미‧중동과 FTA 추진을 가속화해 수출시장도 더욱 더 확장하겠다”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는 오는 3~4월 CPTPP 가입 신청서 제출을 목표로 사회적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CPTPP 회원국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우리의 가입을 면밀히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CPTPP는 일본과 호주, 멕시코 등 나머지 11개 국가가 2018년 말 출범시킨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2019년 기준으로 세계 무역의 15%를 차지한다. 여기에 지난 10월 중국과 대만이 가입을 신청하면서 전략적측면의 중요성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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