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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난 왕따 가해자” 팻말로 벌세운 美부모…“참교육 vs 가혹” 논란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자녀가 학교에서 친구들을 괴롭혔다는 이유로 '나는 왕따 가해자'라는 팻말을 들고 길가에 서 있게 한 미국 부모에 대한 갑론을박이 뜨겁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이게 참교육이다"와 "가혹하다"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간) 숏동영상 플랫폼 틱톡에는 길가에서 '나는 왕따 가해자입니다(I AM A BULLY)'라는 팻말을 들고 서있는 소년의 영상이 올라왔다. 미국 플로리다 남서부에 사는 개빈 클라인이라는 남성이 찍은 것으로, 그는 도로를 운전하다가 이 같은 장면을 목격했다.

영상을 보면,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소년이 교통량이 많은 도로 옆에서 붉은 색 팻말을 들고 서있다. 팻말에는 "나는 왕따 가해자" 외에도 "왕따를 증오하면 경적을 울려주세요(HONK IF YOU HATE BULLIES)"는 글귀도 포함됐다.

소년이 "나는 왕따 가해자예요. 왕따를 싫어하면 경적을 울려주세요"라고 써있는 팻말을 들고 서 있는 모습. [틱톡 캡처]

소년 옆으로는 캠핑 의자에 앉아 강아지와 함께 아이를 지켜보는 부모로 보이는 남녀가 보인다. 이들은 소년이 제대로 반성을 하는지 주시하고, 소년은 부끄러운 듯 팻말 사이로 얼굴을 감춘다.

해당 영상은 온라인 상에 빠르게 확산하며 조회수 680만회를 돌파했다. 댓글은 2만3000여건이 달리며 부모의 행동에 대한 찬반 논란이 들끓었다.

자신을 교사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통상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왕따 가해자라고 하면 받아들이지 않거나 훈육을 망설인다"며 "부모가 아무것도 하지 않기 때문에 학교폭력이 사라지지 않는다. 이 부모는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옹호했다. 또 "부모가 참교육을 시키고 있다" "아이에게 잘못된 행동을 일깨우고 부끄러움을 알게 해야 한다"는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반면 "부모가 아이를 왕따시키니 아이가 가해자가 된 거다" "아이에게 트라우마를 남길 뿐 역효과다" "창피를 줄 게 아니라 다른 훈육 방법을 찾아야 한다" 등의 비판하는 목소리도 컸다.

한편 미국 뉴저지주에서는 자녀의 왕따 가해 행위를 방치한 부모들도 민사상 법적 책임을 지게 하는 일명 '말로리 법안'을 가결했다. 말로리 법안은 2017년 왕따 피해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12세 소녀 말로리 그로스만의 이름에서 따왔다.

말로리 법안은 학교는 물론, 온라인 상에서 벌어지는 왕따 행위에 대해서도 적용되는 등 미 전역에서 가장 강력한 왕따 피해방지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법안에는 법원이 가해 학생 및 부모에게 명령하는 왕따 방지 교육에 불참할 경우 최초 위반시 100달러, 이후부터는 위반 때마다 500달러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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