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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그라든 ‘영끌’ 투자… 보험 해약도 감소세로
보험 해약 올 들어 5% 감소
10여년만에 처음 있는 일
보험 깨서 투자하는 시대 끝나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보험을 깨는 가입자가 줄어들고 있다. ‘영끌 투자’ 분위기가 가라앉은데다, 경기가 다소 호전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30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해약환급금(일반계정)은 19조7000억원으로 지난해(20조8000억원)나 2019년 같은 기간(20조원)에 비해 각각 5.3%와 1.4% 감소했다. 해약건수도 405만건으로 전년 동기(425만건) 대비 4.7% 줄었다.

해지환급금은 보험가입자가 계약을 중도에 해지할 경우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돌려주는 금액이다. 이 수치가 줄어든 것은 관련 통계가 있는 2013년 이후 처음이다.

손해보험사의 저축성·보장성 등 장기보험 해약도 줄어들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손보사 장기해약환급금은 3분기 2조7172억원으로 전 분기(3조3823억원) 대비 19.7%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3조1610억원)에 비해서는 14% 줄었다. 분기 기준으로는 2017년 4분기(2조6752억원) 이후 4년여만에 최저치다.

1~9월 누적 기준 장기해약환급금은 9조63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조1611억원) 대비 5.2% 감소했다. 연간 환급금이 줄어든 것은 2010년대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보험해약은 경제가 성장하고 보험가입액이 늘어남에 따라 함께 늘어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게 보험업계의 설명이다. 그러나 코로나19 발생 이후로는 경제 상황이 불안해지면서 보험을 헐어 생계비를 대는 사람이 늘어났다. 보험은 최후의 보루로 통하는데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 눈물을 머금고 깨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가 이러한 과거의 경제위기와 달랐던 점은 유동성 팽창으로 부동산이나 주식, 가상자산 등 투자가 활기를 띄면서 투자금을 대기 위해 보험을 해지하는 경우도 많았다는 것이다. 보험 해지로 원금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투자를 감행할 정도로 수익률이 좋았기 때문이다.

이 추세가 반대로 전환된 것은 영끌 투자 분위기가 한풀 가라앉은 것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속으로 자영업자 위기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가계경제가 나아졌다고 말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라며 “보험을 깨고 투자했을 경우 기대 수익률이 하락한 점이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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