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주한미상공회의소(AMCHAM) 간담회에 참석,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신혜원 기자] 이번엔 ‘외교 실언’ 논란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중국과 한국인이 서로를 싫어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이에 대한 여야 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 28일 주한미상공회의소 간담회에서 “현 정부가 중국 편향적인 정책을 써왔지만, 한국 국민들, 특히 청년들 대부분은 중국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청년 대부분이 한국을 싫어하는데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다”며 “서로가 굉장히 호감을 가지고 사업이나 문화협력에 있어서 좋은 결과를 내고 호의적이었는데 현 정부에 들어서 중국 편향 정책을 들고 미-중 중간자 역할을 한다고 했지만 결과는 안 좋게 끝났다”고 덧붙였다.

여권은 즉각 윤 후보의 발언은 ‘외교적 망언’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민병선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29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윤 후보의 ‘중국 발언’은 결국 대통령 후보로서 1차원적이고 단순한 외교인식을 갖고 있다는 증거다. 대한민국의 외교적 상황에 대한 고민이 없다”며 “‘한미동맹은 존중돼야 하고 중국과의 실질 협력도 가속시켜야 한다’고 강조해온 이재명 후보와 외교적 인식 수준 차이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강선아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도 “1일 1망언도 부족해 이제 국경을 넘는 망언까지 한다”며 “용감한 것인지 무지한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반면, 국민의힘은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대중 정책을 지적한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김병민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의 편향된 대중 정책이 한중관계 악화를 초래한 것을 지적한 것”이라며 “(윤 후보는) 당당하고 대등한 한중관계로 재정립해야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장영일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외교 결례니 망언이니 하면서 엉뚱한 말꼬리 잡기로 사실 왜곡에 나섰다”며 “윤 후보의 발언은 문 정부의 당당하지 못한 대중 정책이 결국 한중 관계의 악화와 양국 국민들, 특히 청년 세대들의 정서적 갈등 심화로 이어지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28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그간 윤 후보는 논란이 될 여지가 있는 발언을 반복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앞서 그는 지난 23일엔 “정권교체는 해야겠고 민주당엔 들어갈 수 없어 부득이하게 국민의힘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엔 “극빈 생활을 하고 배운 게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도 모를 뿐 아니라 자유가 왜 개인에게 필요한지 자체를 느끼지 못한다”고 해 극빈층 비하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외에도 ‘시간강사 공개채용’, ‘장애우’, ‘전두환 옹호’, ‘주120시간 노동’ 등 실언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윤 후보는 이에 대해 전날 “제 잘못이다. 정치 세계는 공직 세계나 학문 세계와 달라 상대에게 빌미를 주면 늘 왜곡되고 공격당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제가 대처를 못하지 않았나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