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기후환경요금 현재 kWh당 5.3원→내년 4월부터 7.3원

기준연료비 등 포함 주택용 4인 가구 월평균 요금 부담 1950원↑

신재생에너지 의무비율, 내년 12.5%→2026년 25.0%…전기요금 인상 예고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국내 대규모 발전소에 적용되는 신재생에너지공급 의무화(RPS) 비율이 내년에 12.5%로, 2026년까지 25.0%로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된다. 이에 따라 한국전력은 기후환경 비용이 늘어나 내년 2분기부터 전기요금을 인상키로 했다.

한전의 RPS 비용은 2016년 1조4104억원에서 2020년 2조2470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올해는 6월 말까지 이미 1조6773억이 투입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8일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촉진법’(이하 신재생에너지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 개정안에서는 지난 4월 신재생에너지법 개정으로 RPS 비율 상한이 기존 10%에서 25%로 확대됨에 따라 연도별 의무비율을 대통령령으로 위임하도록 명시했다. RPS는 500MW 이상의 발전 설비를 보유한 발전사업자가 총발전량의 일정 비율 이상을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전기를 생산하도록 하는 제도다.

2012년 제도 도입 당시 RPS 비율은 2%로 시작해 매년 조금씩 상향되면서 올해 9%까지 높아졌고 2022년부터는 10%로 고정돼 있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은 이 비율을 내년에 12.5%로 상향 조정한 뒤 2023년 14.5%,2024년 17.0%, 2025년 20.5%, 2026년부터는 25.0%로 단계적으로 올리도록 규정했다.

정부는 RPS 비율 상향 조정으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및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차질 없이 확대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한국수력원자력 등 한전 자회사를 비롯해 지역난방공사, SK E&S 등 발전회사들이 개정안에 맞춰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는 점이다. 한전 자회사들의 RPS 비용이 올라가면 기후환경 비용도 늘어나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한전은 전날 환경정책 비용 등을 반영한 기후환경요금을 현재의 kWh당 5.3원에서 내년 4월부터 7.3원으로 2원씩 인상키로 했다. 기후환경요금 인상은 RPS 의무이행 비율 상승과 온실가스 배출권 유상할당비율 상승, 석탄발전 상한제약 시행 등을 반영해 이뤄졌다. 이에 따라 내년 4월부터는 전기 요금이 단계적으로 오르게 된다.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 인상분을 합했을 때 주택용 4인 가구(월평균 사용량 304kWh 기준)의 월평균 전기요금 부담은 1950원이 늘어날 전망이다.

산업부는 “의무공급비율 상향과 효율적인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해 기술혁신을 통한 태양광 고효율화, 풍력 대형화 등 재생에너지 비용 인하와 경쟁력 강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탄소중립과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적극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